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천자칼럼] 트랜스포머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변신로봇 돌풍이 극장가를 뒤흔들 모양이다. 2007년 개봉됐던 '트랜스포머(Transformers)'의 속편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이 개봉 첫날 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다. 추세대로라면 주말까지 3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내용은 단순하다. 트랜스포머는 언제 어디서든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는 외계 생명체.악한 디셉티콘 군단과 선한 오토봇 군단으로 갈라진 이들이 행성 폭발로 사라진 에너지원 '큐브'를 찾던 중 결정적 열쇠를 쥔 주인공 샘을 찾아 지구로 몰려와 싸운다는 얘기다.

    할리우드 영화 특유의 미국식 영웅주의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은 못마땅하고 보기 불편할지 모른다. 그래도 전편보다 더욱 뛰어난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활용, 한층 화려해진 화면과 늘어난 로봇 및 웅장한 전투 장면은 이어지는 관객들의 발길을 쉽사리 돌려놓을 것 같지 않다.

    만화같은 변신로봇 영화에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까지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볼거리와 주인공의 승리에 따른 대리만족이 주 요인으로 꼽히지만 자유로운 변신에 대한 욕구,막강한 힘에 대한 갈망,여럿이 모여 좀더 강력해지는 합체(合體)에 대한 열망도 한몫하는지 모른다.

    영화에서처럼 자동차로 변하는 로봇은 없어도 여건에 따라 모양을 바꾸는 로봇은 현실에도 존재한다. 미국 제록스연구소에서 만든 '폴리봇'은 평지에선 뱀처럼 움직이다 계단에선 4개의 다리로 걷고,서던캘리포니아대 '슈퍼봇'도 평평한 곳에선 굴러가다가 필요하면 2개나 4개의 다리를 내놓는다.

    변신이 필요한 건 영화 속 외계 생명체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자동차 3사의 몰락은 높은 임금과 과다한 복지에도 있지만 기름값 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채 연비 낮은 SUV와 대형차 생산에 중점을 둔 탓이라고 한다. 변화의 중요성을 무시한 경영진의 근시안적 전략 때문이었다는 얘기다.

    영원한 강자는 없고,세상은 무섭게 변한다. 기업을 비롯한 조직과 개인 모두 적절히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삼팔육 사오정'에 떨 게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 전문직도 마찬가지다. 의사 교수 변호사가 좋다지만 인구가 줄면 환자도,학생도,의뢰인도 준다. 직업도 앞날을 잘 내다보고 선택할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노을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상임위원회는 어디로 생각하세요.”2024년 국회의원 당선 직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국토교통위원회나 정무위원회처럼 흔히 ‘인기 상임위’로 불리는 곳들이 뇌리를 스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여러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행정안전위원회였다. 지역구인 인천 검단의 현안이 맞물린 결과이기도 했다. 검단은 올해 7월 인천 서구에서 분리돼 검단구로 새롭게 출범한다. 이 역사적인 과정을 잘 뒷받침하고 싶었다.막상 행정안전위원회 활동을 시작하며 깨달은 사실이 있다. 어떤 상임위를 선택하느냐보다 그곳에서 어떤 책임감을 가질 것인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은 특정 분야 전문성을 뽐내는 존재가 아니다. 유권자의 목소리를 책임 있게 대변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두 가지 분명한 원칙을 세웠다.우선 검단을 제대로 알리기로 했다. 검단 하면 많은 사람은 수도권매립지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지역 정체성이 특정 시설 이미지에 갇혀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정서진의 도시, 검단입니다”라고 소개했다. 검단이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제대로 전하고 싶어서다.국회의원이 젊다는 이유로 지역구 당면 과제들이 가볍게 다뤄지지 않도록 내실을 다지기로 결심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 순간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했다. 그것이 검단 주민이 보내준 신뢰에 보답하고 지역 주민의 자부심을 지켜내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거운 책임감으로 행정안전위 의정 활동에 매진했다.노력은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검단구가 독립된 자치구로서 원활히 기능할 수 있도록 공무원 정수를 충분

    2. 2

      [김수언 칼럼] 다시 '힘의 세계질서'가 온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수도 카라카스에서 전격 체포해 압송한 군사작전이 엄청난 파장을 낳고 있다. 대규모 전투기와 특수부대를 동원한 가운데 새해 첫 토요일 새벽에 이뤄진 군사 공격에 전 세계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에 나서며 마두로 정권을 거세게 압박했지만, 주권국가의 현직 대통령을 현지에서 체포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사실 많지 않았다. 국제법상 명분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중국과 러시아는 기다렸다는 듯 “국제법 위반” “주권국가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침해” “패권적 행태”라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나섰다. 이뿐만 아니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의 군사 행동은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고, 브라질 칠레 멕시코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 중남미 5개국과 스페인도 “국제법의 기본 원칙 위반”이라는 공동성명을 냈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 다수는 여전히 관망하고 있지만, 전 세계가 빠르게 분열되고 갈라지는 모습이다.냉전 종식 이후 다른 주권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일방적 군사 공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질서를 뒤흔들 정도의 파장을 부르지는 않았다. 9·11 테러 배후 소탕(아프가니스탄)과 대량살상무기 제거(이라크)라는 미국의 전쟁 명분을 국제사회가 어느 정도 묵인해준 덕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일방주의, 이른바 트럼피즘(Trumpism)을 군사력으로 관철하려 한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대만 봉쇄 훈련으로 동아시아 긴장감을 높이는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의

    3. 3

      [천자칼럼] 이 와중에 '마두로 일대기'

      2013년 3월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우고 차베스가 사망한 지 이틀 뒤 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는 차베스의 시신을 방부 처리해 유리관에 영구 보존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신 미라화를 위해서는 사망 직후에 특수처리해야 했으나, 며칠이 지난 터여서 기술적인 문제로 실현하지는 못했다. 대신 수도 카라카스 서부의 차베스가 쿠데타 지휘소로 사용했던 곳에 유해를 안치한 뒤 사망 시각(오후 4시25분)에 맞춰 매일 예포를 쏘며 신격화했다.마두로는 평생을 차베스의 후광 속에서 살아왔다. 중졸 학력에 버스 기사 출신 노동 운동가인 그는 30세 때인 1992년, 쿠데타 실패로 투옥된 차베스를 면회하러 갔다. 그 인연으로 1999년 차베스 집권 이후 국회의장, 외교부 장관, 부통령으로 출세 가도를 달리다가 2012년 차베스가 암 치료차 쿠바로 떠나기 전 행한 마지막 TV 연설에서 공식 후계자로 지명됐다. 이듬해 차베스 사망 후 대선에서 “차베스가 작은 새로 환생해 나에게 지저귄다”는 식으로 ‘차베스 팔이’를 한 끝에 1.5%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하지만 마두로는 차베스보다 카리스마가 부족했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차베스 때와 달리 유가 폭락으로 무상 시리즈를 이어 나가기에 재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 해결책으로 가장 손쉬운 수단인 무제한 발권력을 동원했다. 2018년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은 무려 169만8488%를 기록했다. 그러자 2018년 10만볼리바르를 1볼리바르로, 2021년에는 다시 100만볼리바르를 1볼리바르로 낮추는 무지막지한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까지 실시했다.마두로 정권이 국가 파탄 상황에서 생존 방식으로 삼은 게 마약 유통이다. 마두로와 함께 미국 법정에 선 처의 조카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