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선거 결과에 반발하는 시위대에 대한 군, 경찰의 진압이 강화되면서 개혁파 지지자들의 시위도 격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 19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더 이상의 시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뒤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란 경찰은 지난 20일 오후 테헤란 엥겔랍(혁명)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물대포와 최루탄을 이용, 시위대 강제해산을 시도했다.

이에 맞서 계속 저항하는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과 민병대가 거침없이 휘두르는 곤봉세례를 받아야 했다.

피를 흘리고 도로에 쓰러지는 시위 참가자들의 모습은 인터넷에 올려진 영상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될 수 있다.

특히 시위진압을 주도하는 일부 바시지 민병대원들은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곤봉은 물론 심지어 도끼, 단검 등 흉기까지 휘두르고 있다고 목격자들의 진술을 인용,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날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로 무려 13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언론에 대한 탄압도 내.외신 구분 없이 강화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자국 내 개혁 성향의 언론인에 대한 체포령을 발령, 지난 20일 최소 2명을 연행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번 사태 이후 외신기자들의 억류사태가 속출한데 이어 21일에는 BBC 테헤란특파원이 강제추방 조치를 받고 곧 이란을 떠날 예정이다.

이란 강국의 시위 진압방식이 강경해질수록 시위대의 시위 양상도 격화되고 있다.

투석전으로 경찰과 민병대에 저항하고 있는 시위대는 지난 20일 테헤란 서부에 있는 로라가르 모스크에 방화하고 주유소 2곳을 불태웠으며 군 초소도 습격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전했다.

또 엥겔랍광장에서는 버스와 오토바이가 불에 탔으며 시위가 시작된 지난 13일 이후 현재까지 다친 경찰관 수도 400명에 이른다고 이란 경찰당국은 주장했다.

하메네이의 시위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시위대와 군.경간 충돌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자 개혁파인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은 21일 오랜 침묵을 깨고 "시위를 금지할 경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테헤란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