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명동국립극장이 5일 개관식과 함께 명동예술극장으로 정식 개관했다.

1975년 말 대한투자금융으로 매각된 지 34년 만이며 1994년 복원운동을 시작한 지 15년 만에 극장의 모습을 다시 찾았다.

약 230억 원을 투입해 3년간 복원 공사를 거친 명동예술극장은 건물 외부 원형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내부는 현대식 공연장으로 개조됐다.

옛 국립극장 시절 극장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 객석 820석 규모의 공연장이었으나 명동예술극장은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에 3개층, 552석 규모의 객석을 지닌 중극장으로 재탄생했다.

극장 측은 "명동예술극장의 개관은 단순히 옛 국립극장 건물의 복원이라는 의미를 넘어 명동으로 상징되던 한국예술 정신의 복원과 귀환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한국연극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극을 전문으로 하는 대관 없는 공연장'을 지향하며 작품 대부분을 독자 제작하는 공연제작극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공연단체들의 검증된 작품들만을 엄선해 무대에 올리는 프리젠터 역할을 하기보다 한국 연극작품의 전반적인 수준향상과 발전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양한 종류의 가격 정책과 폭넓은 공연작품 선정으로 소외 계층과 중장년층도 공연장으로 불러 모은다는 계획이다.

개관 공연으로는 '맹진사댁 경사'가 마련됐으며 이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밤으로의 긴 여로', '베니스의 상인' 등이 무대에 오른다.

그 외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인 '액터스 플랫폼'과 '햄릿', '세르지의 효과', 베세토연극제 참가작인 '시라노 드 벨쥬락'과 '선비와 망나니' 등도 공연될 예정이다.

배우 김성녀의 사회로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된 개관식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동예술극장 구자흥 극장장과 이방주 이사장,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김수용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명동예술극장 복원에 앞장선 김장환 명동관광특구협의회 명예회장에게는 감사패가 수여됐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