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투어를 뛸 때까지만 해도 선수들은 고기 먹으면 안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고기 안먹으면 못 버티겠더라구요'
3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P) 힐스테이트 서울경제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현주(21.동아회원권)은 아마추어 시절 지역대회에서는 몇차례 우승했지만 프로에 데뷔한 뒤 2부 투어에서조차 1위를 하지 못했던 무명 선수였다.

울산 삼호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이현주는 타격 순간에 골프채에 전해지는 감각이 너무 좋아 하루 7,8시간 연습하면서 점차 골프에 빠져들었다.

지금은 스타플레이어가 된 신지애, 김하늘 등과 동기생인 이현주는 167㎝의 키에 스윙 스피드가 빨라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 260야드를 날리는 장타가 주특기.
울산이 고향인 이현주는 "아직 승용차가 없어 대회가 열릴 때마다 어머니와 함께 고속버스로 이동하는 바람에 다른 선수보다 체력 소모도 많았다"며 "작년에 정규투어에 진입하고나서부터는 식사 때 고기를 꼭 챙겨먹고 있다"며 웃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족한 쇼트게임 연습에 집중했다는 이현주는 지난 주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김하늘을 꺾고 4강까지 오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지난 주 대회 때 4강까지 진출하니 많이 도와줬던 분들이 축하전화를 해줘 잠을 제대로 못잤다"는 이현주는 "이번 대회 때는 휴대전화를 아예 꺼 놓았다.

주변 분들에게 미안하지만 잠을 푹 잤더니 오늘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여자골프의 전설 구옥희(53)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부회장과 연습 라운드를 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는 이현주는 "올 시즌 3승을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고 덧붙였다.

(용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