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의 조지 소로스 회장, CNN 창업자인 테드 터너,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뉴욕시장이자 블룸버그통신 창업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록펠러 가문의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것도 비밀리에. 큰 뉴스다. ABC방송은 20일 세계 최고 갑부들이 지난 5일 록펠러대학 총장 사택에서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 정도 거물들이 개인 일정을 미루고 극비리에 만남을 가진 데는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ABC방송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자선 활동’이 이날 모임의 주제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100% 자선활동에 관한 내용만 오고 갔다”며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부금을 어떤 방식으로 내놓는 게 좋을 지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억만장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선활동에 적극적이라는 것. 최근 10여년간 이들이 자선사업에 기부한 돈을 합치면 700억달러가 넘는다. 게이츠 회장은 2002년부터 작년까지 기부액이 137억달러에 달하고 버핏 회장은 같은 기간 5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돈을 자선사업에 쏟아부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회동이 1907년 극심한 경제위기의 와중에 금융계의 거물인 JP모건의 서재에서 미국내 굴지의 금융인들이 모여 민간 차원의 경제위기 타개책을 모색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자선활동관련 언론매체인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러피의 스테이시 파머 편집장은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경제적 어려움 속에 많은 자선 재단들의 기부액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번 회동에 참석한 거부들이 조만간 성명을 내고 기부와 자선활동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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