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950만 달러에 우승상금만도 171만 달러(약 21억7500만원).

미국PGA투어 대회 가운데 상금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7일 오후(한국시간) 열린다. 상금 규모나 출전 선수,코스 셋업,선수들의 우승에 대한 열망 등에서 메이저대회에 버금간다고 하여 '제5의 메이저'로도 불린다.

골퍼들은 누가 우승컵의 주인공이 되느냐에도 관심을 두지만,1977년 이후 줄곧 이 대회를 열어온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 · 길이6570m)에 더 주목한다. 그곳에는 유명한 17번홀(사진)이 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그린' 17번홀 희생양은?

우승자보다 주목받는 '아일랜드 그린' 희생양은…
17번홀(파3)은 물로 둘러싸여 있는 '아일랜드 그린'을 갖고 있다. 넓이가 363㎡(약 110평)인 이 그린은 위에서 보면 사과 모양으로 물 위에 떠있는 듯하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 앞까지는 110m,뒤까지는 133m이고,핀은 125m(약 137야드) 지점에 꽂힌다. 길이가 짧다고 하여 낮잡아봐서는 큰코다친다. 바람이 수시로 부는데다,조금이라도 빗맞으면 볼은 그린 앞 벙커나 워터해저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많은 갤러리들의 시선도 선수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파3홀'로 평가된다.

2005년 3라운드 때 봅 트웨이는 볼을 네 번이나 물에 넣은 끝에 9오버파 12타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션 오헤어는 2년 전 최종일 필 미켈슨과 선두다툼을 벌이다가 이 홀에서 볼을 두 번 물에 빠뜨리며 무너졌다. 지난해 나흘 동안 이 홀에서 물에 빠진 볼은 62개(하루 평균 15개)에 달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 홀에서 한 해 동안 물에 빠지는 볼만 평균 12만개라고 한다. 하루 329개꼴이다.

그런가 하면 폴 에이징거는 1987년 대회 때 이 홀에서 나흘 내내 '버디'를 잡았다. 이 대회 34년 역사상 그가 유일하다. 이 홀에서 나온 홀인원은 총 6개다. 프레드 커플스는 1999년 첫 티샷을 물에 빠뜨려 1벌타 후 친 9번 아이언샷이 홀 속으로 들어간 적도 있다. 물론 스코어는 '파'다.
우승자보다 주목받는 '아일랜드 그린' 희생양은…

◆미켈슨,우즈보다 앞설까

이 대회는 1974년 창설 이래 단 한 차례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없다. 그만큼 해마다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 지난해 잘 했다고 해서 올해도 잘 한다는 보장이 없다. 타이거 우즈조차도 단 한 차례 정상에 올랐을 만큼 우승향방을 점치기 어렵다. 출전선수 145명 전원이 우승후보라고 말하는 편이 좋을지 모른다.

이 코스는 설계가 피트 다이의 의도(target golf style)대로 '정확성'이 생명이다. 그렇다고 또박또박 페어웨이와 그린만 노렸다가는 스코어가 나지 않는다. 정확하면서도 공격적인 선수가 유리하게끔 '위험-보답형'으로 셋업됐다. 그린도 작은 편이다. 그래서 웨지샷과 쇼트게임이 좋은 미켈슨이 우즈를 제치고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힌다. 미켈슨은 2007년 챔피언이다. 우즈는 2001년 우승 후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한국(계) 선수는 최경주 앤서니 김(이상 나이키골프) 양용은 위창수(이상 테일러메이드) 케빈 나(타이틀리스트)가 출전한다. 그러나 모두 이 대회 성적은 신통치 않다. 일곱차례 출전한 최경주는 2006년 16위가 최고 성적이고,지난해 앤서니 김은 42위,위창수는 63위에 머물렀다. 양용은은 첫 출전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