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코스닥 시가총액 1위는 바이오 제약업체인 셀트리온.이 회사는 동물세포 배양기술과 최첨단 공장 시설을 바탕으로 BMS 등 다국적 제약업체들에 바이오 의약품을 만들어 납품한다. 직접 판매에 나서지 않는 위탁생산 업체인데도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2000원대에서 현재 1만5000원대로 7배 이상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유망 바이오 제약 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례 2. 미국의 바이오 제약기업인 길리아드는 최근 3년간 타미플루 생산업체인 로슈로부터 11억달러의 로열티를 받았다. 길리아드가 1996년 개발한 조류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 한 품목에서만 이처럼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국내 한 바이오 업체 관계자는 "멕시코발 신종 플루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로열티 수입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부러워했다.

단백질 · 세포 · 호르몬 등의 생체물질을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 신약이 향후 100년을 먹여 살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환자들이 주로 복용하는 화학합성 의약품의 경우 숱한 물질 합성 시도가 이뤄진 탓에 획기적인 신약 개발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유전자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은 환자의 특성에 맞는 맞춤 치료가 가능해 효과가 큰데도 부작용은 적다. 더구나 신약을 모방한 복제의약품 생산이 어려워 특허가 만료될 때까지 시장을 독점할 수 있어 상업성도 높다.

이에 따라 바이오 신약은 기존 의약품보다 부가가치가 2~10배가량 높다. 반도체 256KD램g당 가격은 360달러인 데 비해 바이러스 억제 의약품인 '인터페론'은 g당 5000달러를 호가한다. 이 때문에 세계적 제약기업들이 바이오신약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1위 제약업체 화이자가 지난 3월 세계적인 바이오 제약업체 와이어스를 681억달러에 합병하기로 전격 발표한 배경에도 바이오 분야에서 절대 지배력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이 깔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머크가 같은 달 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프라우쉐링을 411억달러에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바이오 신약 개발 전쟁에 뛰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민간을 합쳐 매년 바이오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돈은 모두 1조원가량이지만 이는 세계 바이오제약 1위 기업인 암젠의 1년 연구개발 예산 33억6000만달러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업계에서는 "당장 신종 플루가 국내에서 대량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는 곧장 바이오 의약품 수입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물론 국내 기업들 모두 차세대 성장동력인 바이오 신약 개발사업 전략을 다시금 가다듬어야 하는 이유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