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웅들의 탄생비화를 그린 블록버스터 '엑스맨탄생-울버린'(30일)과 '스타트렉-더 비기닝'(5월7일)이 잇따라 개봉된다.

이들은 인기 시리즈의 중반에 나왔지만 이야기 진행 상 첫 편에 해당하는 프리퀄(Prequel)이다. 프리퀄은 흥행성이 입증된 작품의 과거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도모하려는 할리우드 흥행 전략의 일환으로 만들어진다.

속편이나 리메이크와 달리 관객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더 깊게 파고드는 재미와 감춰진 스토리를 공개해 신선한 재미를 제공한다.

이야기의 시발이기 때문에 기존 시리즈를 보지 않은 관객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배트맨-비긴즈''007 카지노로얄' 등은 시리즈 개시 후 짧게는 10년,길게는 40년 만에 프리퀄로 만들어져 흥행에 성공했다.

'엑스맨탄생-울버린'(감독 개빈 후드)은 1990년 첫 편 이후 9년 만에 등장한 프리퀄.'엑스맨'시리즈에 등장하는 돌연변이 영웅들 중 최고 인기를 누리는 '갈퀴손톱' 울버린이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후반까지 남북전쟁과 세계대전,베트남전쟁 등을 겪으며 150여 년간 살아온 궤적을 그려낸다.

주인공 울버린은 어린 시절 눈 앞에서 아버지를 잃고 사랑하는 연인까지 지켜내지 못한 죄책감과 복수의 일념으로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초인영웅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웨폰X'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울버린은 자신의 기억을 지워버리려는 미국 정부에 반발해 탈출을 감행한다.

울버린 역 휴 잭맨을 쫓는 저격수 역 다니엘 헤니가 펼치는 추격전은 하이라이트다. 특히 헤니가 탄 헬기에 잭맨이 공중 점프해 파괴시키는 장면은 압권이다. 그렇지만 전작들에 비해 액션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게 약점.총을 맞아도 회복되는,자기 치유능력을 지닌 울버린이 펼치는 전통적인 맨몸 격투신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울버린'과 달리 '스타트렉-더 비기닝'은 인류가 외계 종족들과 교류하고 대결하는 먼 미래상을 그리고 있다. 액션도 미래적이다. 빛의 속도로 공간을 이동하는 워프기술,시속 800㎞ 속도로 고공 낙하하는 스페이스점프,우주 전함들의 스펙터클한 전투,행성을 빨아들여 삼켜버리는 거대한 블랙홀 등이 그것.

리얼리티를 돋보이게 하는 공간 배치가 수준급이다. 우주선이 오르내리는 선착장이나 우주선 내부와 각종 통신 시설 등은 SF고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등과 비견될 만큼 치밀하면서도 정교한 상상력을 입힌 공간이다. 이런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중심에는 함장 커크(크리스 파인)와 부함장 스팍(재커리 퀸토)의 출생과 성장,리더십 대결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외계인의 침공 앞에서 감성적인 커크와 이성적인 스팍의 대조적인 대응 방법이 흥미롭다. 여기서 이성보다 감성을 우위에 두는 구성이 시선을 끈다.

'헐크''트로이' 등에서 섬세한 감성과 중후한 매력으로 여성팬들을 사로잡았던 에릭 바나가 외계인 악당 역으로 변신했다. 1등 항해사 술루 역에는 한국계 배우 존 조가 나섰다. 1966년 시작된 TV드라마를 바탕으로 만든 11번째 영화다. 방송드라마 '로스트'와 영화 '미션임파서블3'로 흥행 실력을 입증한 J J 에이브람스 감독이 연출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