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4일(현지 시간)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평가기준 및 결과를 각 은행에 통보하면서 일부 은행들은 상당한 규모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이에 따라 어느 은행이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KBW 등의 분석에 따르면 뱅크어브아메리카(BOA),선트러스트,키콥,리전스파이낸셜 등이 자본 확충이 필요한 곳으로 꼽혔습니다.당장 지급불능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없지만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에 대비한 완충자본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요.FRB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CNBC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적어도 한 개 이상의 은행이 자본 확충 명령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은행들은 경기 및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자산 부실화로 아직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때문에 자본확충 명령은 자칫 은행에 부실 낙인을 찍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주가가 급락하고 영업도 타격을 받게 되고요.금융시스템 전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연방정부는 이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데요.그래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관련한 정보를 어느 정도 공개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투자자들이 스트레스 테스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금융감독 당국이 조용히 건전성을 따져 증자를 유도했어야 했는데 공개적으로 대형은행의 자본충실도를 따진 탓에 연방 정부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침체로 은행 자산 부실화 우려 커져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 은행들이 이번 금융위기로 감수해야 할 자산상각 규모가 2조2000억 달러로 종전의 1조 4000억 달러보다 8000억 달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은행 입장에서는 경기 침체가 심화될 수록 자산 상각액이 불어나 감내해야 할 손실 규모가 커지게 됩니다.은행들이 민간에서 추가 자본을 확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산 상각을 계속하게 되면 지급불능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고리를 끊기 위해 연방정부는 민관합동펀드를 만들어 은행 부실자산을 매입해주고 또 추가자본의 필요성을 따져보기 위해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는데요.그동안 연방 정부와 FRB는 금융시스템의 불안과 실물 경기간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단절하기 위한 다양한 금융시장안정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여기에 더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는데,시장에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전문가들은 부실정도가 심한 은행은 정부가 떠맡아 우량 자산을 다른 금융사에 넘기는 등 구조조정을 촉진해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