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들썩이면서 분양가 20억~50억원에 이르는 고가 미분양 주택시장도 투자 문의가 늘어나는 등 활기를 보이고 있다.

2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연초까지만 해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장기 미분양이 우려됐으나 지난달부터 여유자금을 가진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 서울 성동구 뚝섬에 한화건설이 짓고 있는 '갤러리아 포레'주상복합아파트는 지난달 계약이 연초보다 2~3배나 늘었다. 갤러리아 포레는 총 230가구 규모로 가구별 크기가 233~377㎡형인 초대형 주택이다. 분양가도 국내 최고인 3.3㎡(1평)당 3971만~4598만원이다. 가격이 싼 집도 27억3966만원(233㎡형)이고 최고층(45층) 펜트하우스는 52억5200만원(377㎡형)이다.

분양가가 40억~50억원에 달하는 성북구 성북동 '게이트힐즈 성북' 단독주택도 이달 들어 계약이 살아났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초기분양에 나설 때는 분위기가 썰렁했는데 요즘은 모델하우스를 찾는 발길이 늘었다"며 "강남권 집값 상승 영향으로 초고가 주택 수요자들도 강북권의 입지 좋은 단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종로구 평창동 소재 고급 빌라인 '오보에 힐스'에도 구매 조건 등을 묻는 전화가 늘고 있다. 이 빌라는 분양가가 30억~35억원 수준이다.

일반 아파트 중에서 고가 주택에 속하는 서초구 '반포 자이'와 '래미안 퍼스티지'도 10억~30억원짜리 중 · 대형의 경우 그동안 계약이 부진했으나 지난달부터 계약이 부쩍 늘었다. 9월 입주 예정인 래미안은 이달 들어 평일엔 10가구,주말에는 20가구 가까이 팔리고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