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출범한 자본확충펀드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정부가 총 20조원 규모로 출범한 자본확충펀드. 지난달 31일 1차로 4조원의 자금이 지원됐지만 금리는 턱없이 높았습니다. 시중 은행들의 담보대출금리가 5%대인데 반해 자본확충펀드 금리는 연 7%에 달했습니다. 당초 자본확충펀드는 은행들의 건전성을 높이고 실물경제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오히려 은행들은 역마진이 날 상황입니다. 은행들이 자체 조달하는 자금보다 금리가 높은 자본확충펀드를 계속 지원받을 경우 은행은 역마진을 감수하거나, 대출금리를 그만큼 올려잡을 수 밖에 없습니다. 국민은행은 1조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연 5.7%에 발행해 고금리의 자본확충펀드에 의지하는 대신 자체 자금조달에 나섰습니다. 자본확충펀드는 은행들의 구조조정을 지원한다는 목적도 있었지만 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부실자산을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에 자본확충펀드를 활용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은행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긴 손실을 메워주기 위한 것이지 자본확충펀드로 지원받은 자금으로 배드뱅크에 출자하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차츰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고금리로 자본확충펀드를 지원받을 은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제 기능을 못하고 사실상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