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무소속 후보가 16일 전북 전주에서 정면 충돌했다.

정 대표는 이날 송영길 박주선 김진표 장상 최고위원 등 중진들과 전북도당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무소속 연대를 하겠다는 건 국민에게 정치 환멸을 부추기는 일이자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전주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민주당의 승리는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완산갑,덕진 출정식에 참가한 뒤 남부시장,모래내시장 등 해당지역 재래시장을 찾는 등 민주당 후보의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정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이날 전주 지원에 대거 나선 까닭은 표밭으로 손꼽히던 호남에서 완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정 대표는 '민주당 후보 대 당분열 후보' 구도를 강조하며 자당 후보 지지를 역설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신건 전 국정원장의 전주 완산갑 무소속 출마에 대해 "100번 양보해서 생각해도 기회주의적인 처신"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에 정동영 후보는 전북대와 재래시장 등을 돌며 "정동영 죽이기에 나선 민주당이야말로 바꿔야 할 대상이다. 정동영이가 바꾸겠다"고 말하는 등 민주당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 후보는 전북대학교 구 정문 앞에서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이명박 정부에 실망한 국민에게 대안정당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여러분이 민주당을 바꿔달라.민주당의 피가 흐르는 저를 전주에 세워주시고 제1야당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정 후보와 함께 완산갑 선거운동을 펼칠 신건 전 국정원장은 이날 전북의회 기자회견장에서 "정 후보와는 연대보다 더 강한 연합이라도 할 각오가 돼 있다"면서 "18~19일 양일간 정동영 후보와 대대적인 합동 유세를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