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이르면 이달 터키를 방문할 예정이다.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 중동현안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검토한 오바 마 행정부에서 터키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터키 일간 컴휴리엣은 13일 게이츠 국방장관이 이달 또는 다음달에 터키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게이츠 장관이 터키의 아프간 병력 증파와 이라크 철군 미군 을 위한 영토 제공 등의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이슬람국가로 지난 5~7일 터키를 방 문, 아프간 등 중동현안 해결을 위한 미-터키 양국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확인한 뒤 이뤄지는 이번 게이츠 장관의 터키 방문은 세부적인 협력방안 논의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은 아프간 병력 증파와 관련, 병력과 민간인 파병을 늘릴 계획이지만 전투병 파병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귤 대통령은 전투병 증파만으로는 아프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인프라 건설 등 아프간 사회 재건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터키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마크 패리스는 12일 터키 일간 밀리엣과의 인터뷰에서 터키가 미국의 전투병 파병 요청을 거부한다 해도 미-터키 양국간 협력관계가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가 전투병 파병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아프간에 공헌하는 것도 오바마 행정부에는 환영받을 만한 일이라고 패리는 덧붙였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터키 방문은 터키가 아프간-파키스탄 양측 모두에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해온 점, ISAF 활동에서 일종의 '소프트 파워' 역할을 실현한 점 등을 오바마 행정부가 높게 평가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패리스는 1997~2000년 터키주재 미국대사를 지내면서 당시 빌 클린턴 정부가 터키를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