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9일 치러진 알제리 대선에서 압승함으로써 3선 연임에 성공해 북아프리카의 장기집권 지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72세 고령인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이번 선거의 승리로 2014년까지 권좌를 지키게 됐고, 지난해 헌법의 대통령 연임제한 규정이 폐지된 덕분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종신 대통령'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알제리의 주류 야권은 알제리가 전제국가로 전락했다며 이번 대선을 거부했으나 부테플리카의 지지자들은 1990년대 내전에서 막 벗어나 안정을 찾아가는 전환기에 그의 연임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옹호하고 있다.

1937년 3월 2일 모로코에서 태어난 부테플리카는 1956년부터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무장투쟁에 참여했고, 1962년 독립과 함께 아메드 벤 벨라 대통령 정부에서 청소년체육장관에 올랐다.

1963년에는 26세의 나이에 외무장관에 임명돼 후아리 부메디엔 대통령이 사망한 1978년까지 15년간 알제리의 외교수장을 맡았다.

부메디엔의 사망 이후 급속히 정치적 기반을 상실한 부테플리카는 비리 혐의를 받자 1981년 자진해서 외국 망명길에 올랐다가 6년 뒤에 귀국했다.

오랜 외유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부테플리카는 1989년 집권당이던 민족해방전선(FLN)의 중앙위원에 올라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부테플리카는 1999년 군부의 지지를 받아 대선에 출마해 야권 후보 6명이 동반 사퇴한 가운데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해 대권을 쥐었고, 2004년 선거에서도 85%의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프랑스가 130년간 알제리를 야만적으로 식민지배했다고 비난하며 프랑스에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2005년 11월에 프랑스에서 출혈성 위궤양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 4월에도 프랑스를 방문해 검진을 받기도 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