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 행정관에 대한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방송통신위원회 신모 전 과장과 케이블 방송업체 문모 전 대외협력팀장을 뇌물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문 전 팀장이 소속된 케이블 방송업체가 다른 방송업체와의 합병승인심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관계 당사자인 방통위 직원과 부적절한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탁 여부는 입증이 안됐지만 승인 심사를 앞둔 시점에서 업무와의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해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과 유흥업소 술자리를 함께 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과 장모 전 행정관의 경우 승인심사와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뇌물수수 혐의를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에 대해서는 술자리 참석 경위와 업무관련성을 종합해 검토한 뒤 뇌물 혐의로 입건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모텔에서 A유흥업소 여종업원과 함께 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적발 직전 장 전 행정관과 신 과장, 문 팀장 등과 함께 유흥업소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이뤄진 장 전 행정관 등 3명에 대한 조사에서 이들은 청탁과 관련 없는 단순 모임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장 전 행정관과 김 전 행정관은 신 과장의 소개로 문 팀장을 처음 만났다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유흥업소 관계자 등의 진술을 종합해 장 전 행정관과 신 과장을 성매매 혐의로, 문 팀장을 성매매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유흥업소 관계자 등으로부터 지난달 25일 김 전 행정관 등 3명을 모텔로 안내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김 전 행정관만 적발된 것은 단속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김 전 행정관을 모텔에서 적발할 당시 함께 단속된 민모 씨가 김 전 행정관의 일행이고, 유흥업소에서부터 동석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