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교수 배정도 안되는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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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철 사회부 기자 eesang69@hankyung.com
"처음 약속한 대로 이행되고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커리큘럼도 바뀌었고 지도교수 배정,조교 선임,그리고 장학금 지급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
서울의 K대학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신입생인 A씨는 이메일 제보를 통해 로스쿨의 파행적 운영과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로스쿨이 개원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전임 교수 38명에 대한 공식 발령이 미뤄지면서 모든 학사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교수 발령이 늦어지다 보니 우선 지도 교수의 학생 면담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학교 로스쿨은 당초 교육과학기술부에 인가 신청을 할 때 지도 교수의 학생 면담 시간을 10시간 이상으로 하겠다고 제안했었다. 또 3개 반이 개설될 예정이었던 민법 강의는 1개 반이 줄어들어 2개 반만 개설됐다. 이와 함께 2학년 때 개설 예정이던 법조윤리,상법 등이 1학년 수업으로 진행되는 파행을 겪고 있다. A씨는 "민법 강의반이 줄어들면서 수강생 수가 늘어 수업의 질이 떨어졌다"며 "특히 학교 측이 처음 학생들에게 약속한 커리큘럼과 다른 선택과목 강의들을 개설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교수마다 배정돼야 하는 조교 선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학생들은 조교로 선정되면 근로 장학생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측에 조교 배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의 자격을 문제삼고 있다. 장학금 지급 역시 약속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부모와 배우자에 대한 재산세 서류까지 요구하는 데다 이들 중 자동차 한 대만 있어도 수혜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관계자는 "각 학교의 사정에 따라 계획과 다르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3월1일자로 소급해 교수들을 발령냈다. A씨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입학했는데 정작 학교는 학생들을 맞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연간 1400만원이 넘는 비싼 학비에 걸맞은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래 법조인을 길러 내는 로스쿨이 학생들과의 작은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앞으로 법률 소비자들이 이들 로스쿨이 길러 낸 법조인들을 과연 신뢰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서울의 K대학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신입생인 A씨는 이메일 제보를 통해 로스쿨의 파행적 운영과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로스쿨이 개원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전임 교수 38명에 대한 공식 발령이 미뤄지면서 모든 학사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교수 발령이 늦어지다 보니 우선 지도 교수의 학생 면담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학교 로스쿨은 당초 교육과학기술부에 인가 신청을 할 때 지도 교수의 학생 면담 시간을 10시간 이상으로 하겠다고 제안했었다. 또 3개 반이 개설될 예정이었던 민법 강의는 1개 반이 줄어들어 2개 반만 개설됐다. 이와 함께 2학년 때 개설 예정이던 법조윤리,상법 등이 1학년 수업으로 진행되는 파행을 겪고 있다. A씨는 "민법 강의반이 줄어들면서 수강생 수가 늘어 수업의 질이 떨어졌다"며 "특히 학교 측이 처음 학생들에게 약속한 커리큘럼과 다른 선택과목 강의들을 개설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교수마다 배정돼야 하는 조교 선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학생들은 조교로 선정되면 근로 장학생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 측에 조교 배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의 자격을 문제삼고 있다. 장학금 지급 역시 약속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부모와 배우자에 대한 재산세 서류까지 요구하는 데다 이들 중 자동차 한 대만 있어도 수혜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관계자는 "각 학교의 사정에 따라 계획과 다르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3월1일자로 소급해 교수들을 발령냈다. A씨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입학했는데 정작 학교는 학생들을 맞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연간 1400만원이 넘는 비싼 학비에 걸맞은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래 법조인을 길러 내는 로스쿨이 학생들과의 작은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앞으로 법률 소비자들이 이들 로스쿨이 길러 낸 법조인들을 과연 신뢰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