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내 사랑 금지옥엽'서 백세라 역

"제가 세라라면 신호와 헤어질 거예요.아무리 사랑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 같아요."

내달 5일 종영을 앞둔 KBS 2TV 주말극 '내 사랑 금지옥엽'에서 드라마틱한 사랑을 펼치고 있는 유인영(25)은 "지난 6개월간 세라로 살면서 많이도 울고 웃었다"고 말했다.

'내 사랑 금지옥엽'의 백세라는 화목하고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난 밝은 성격의 치과 의사. 늘씬하고 예쁜 외모까지 갖춰 뭐하나 부러울 것이 없다.

그러나 사랑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7년간 짝사랑 끝에 고교시절 과외교사였던 신호(지현우 분)와 마침내 결혼식 날짜까지 잡았지만 신호가 딴 여자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파국을 맞았기 때문이다.

"꼬여도 꼬여도 이런 사랑이 있을까 싶어요.세라가 너무 불쌍하죠. 아주 착하고 맑은 아이라 남한테 피해도 못주는데…."

그는 "이번에 많이 힘들었다. 드라마를 찍지 않는 날에도 감정이 연장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며 "후반부 들어 매일 울었던 것 같다.감독님도 '너무 세라에 빠져있는 거 아니냐'고 우려하셨을 정도"라고 말했다.

세라는 그러나 처음부터 눈물을 쏟아내는 캐릭터는 아니었다.밝고 명랑했다.

고교시절 뚱보였던 설정 탓에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기도 했고, 신호의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짝사랑을 키워나가는 모습 등에서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극중 고교시절 몸무게가 90㎏ 이상 나가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인조살을 붙였는데 한여름이었기 때문에 땀을 엄청 흘렸어요. 더구나 그날이 지현우 씨, 박준규 선배님과 촬영을 하는 첫날이라 너무 창피했어요. 그런데 지현우 씨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하대요.(웃음)"

유인영은 전작인 KBS 일일극 '미우나 고우나' 때부터 지금껏 시청률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했다.

'미우나 고우나'는 40%를 넘나들었고, '내 사랑 금지옥엽'은 30%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

"일일극에 이어 주말극에 출연하니까 많은 분이 알아봐주셔서 좋아요. '미우나 고우나' 하면서는 욕을 먹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제가 불쌍해보이니까 동정표를 많이 받아요. (웃음)"

172㎝의 큰 키를 자랑하는 유인영은 모델 출신이다.

고교시절부터 아르바이트와 취미 삼아 모델 일을 했지만 연기자보다는 디자이너나 스튜어디스를 꿈꿨다.

그런 그가 연기에 입문한 배경이 재미있다.

"모델 일을 하다 가끔 연기 오디션을 보는 일이 있는데 볼 때마다 떨어지는 거예요. 하도 떨어지니까 화가 나는 거 있죠? 그때부터 오기가 생겨 어디 한번 될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됐어요.(웃음)"

그렇게 해서 그가 처음으로 배역을 얻은 작품은 2004년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다.

"사실 그 영화도 오디션에서 떨어졌는데 너무 화가나 그냥 시나리오를 통째로 외워 감독님께 오디션 한번만 더 보게 해달라고 졸랐어요. 감독님이 그거 보시고 단역을 하나 주셨어요."

이후 그는 KBS 2TV '드라마시티'와 '러브홀릭', '눈의 여왕' 등에 출연하며 조금씩 연기의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제가 사실은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에요.그런데 작품에서는 다소 강하고 밝은 역을 계속 맡게 되네요.원래 성격과 너무 차이가 나면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데 전 그냥 즐기는 편이에요."

실제로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세라와는 많이 달랐다.

종영을 앞두고 긴장이 풀려 감기 몸살에 걸려 있기도 했지만 차분하고 조용했다.

"모델 일을 한 것도 워낙 성격이 내성적이라 좀 고쳐보려고 시작했다"는 그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잘하고 싶어지고 그런 욕심 때문에 속상한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강점에 대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델 출신이라 그런지 헤어나, 메이크업, 의상 등의 변화가 두렵지 않고 즐거워요.배우들은 보통 한가지 이미지를 고수하려고 하는데 전 다양한 이미지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요."

마지막으로 '내 사랑 금지옥엽'의 결말에 대해 물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결말이 될 거예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