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20일 정대근 전 농협회장이 중국의 비료원료 납품 회사로부터 20만달러(약 2억7천8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2007년 5월 농협의 자회사인 남해화학에 비료 원료를 납품하는 중국 W사로부터 단가를 조정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이 돈을 홍콩에 보관하고 있다가 검찰에 적발됐으며 검찰 조사에서 뇌물 수수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정 전 회장이 차명으로 보관했는지와 사용처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증거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정 전 회장은 2006년 5월 현대차에 서울 양재동 농협 빌딩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2005년 12월∼2006년 2월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으로부터 `농협이 세종캐피탈을 인수하는데 도와줘 고맙다'며 사례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정 전 회장은 또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0억원을 받았다가 현대차 사건으로 구속되자 추가 혐의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20억원을 되돌려줬다.

실제로 태광실업은 2006년 5월 농협이 보유한 휴켐스 주식 중 46%를 1천770억원에 인수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본계약에서 18%(322억원)나 싼 가격에 인수되면서 헐값 인수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은 2007년 6월7일 박 회장이 홍콩 현지법인인 APC 등을 통해 조성한 해외자금 중 250만달러가 정 전 회장의 친척 명의 홍콩계좌로 유입됐으며 이 가운데 150만 달러로 홍콩 침사추이의 아파트를 구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