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김인식 감독의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한국과 일본전. 한국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그동안 주로 1번 타자로 기용됐던 이종욱을 빼고 그 자리에 기아 타이거스의 이용규를 박았다.

김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이용규는 일본 간판 투수 다르빗슈 유의 공을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 냈다. 당황한 일본팀. 여기에 이용규의 ‘발’이 더해졌다. 2루 도루 성공.

허를 찔린 일본은 마법에 걸린 듯 실수를 연발했다. 2번 정근우 타구를 2루수 이와무라가 더듬었고 3번 김현수의 병살타성 타구는 일본 유격수의 글러브를 비켜갔다. 이날 승부는 이미 여기서 끝이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다르빗슈가 2회부터 안정감을 회복했지만 순식간에 헌납한 3점은 따라잡기 힘들었다.

투수 로테이션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의사’ 봉중근은 3안타 1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묶었고 뒤 이어 김인식 감독이 내놓은 윤석민 김광현 임창용 카드도 척척 들어 맞았다.

숨이 턱턱 막힌 일본 선수들은 감정 조절에도 실패했다. 주전 포수 조지마 겐지는 7회초 삼진 아웃을 당한 뒤 방망이를 타석에 내던지고 툴툴 거리며 벤치로 들어가는 바람에 심판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는 어이없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국보다 17배나 많은 일본 선수들의 몸값은 최소한 한국 전사들 앞에서는 ‘거품’ 이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