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 혐의로 기소된 버나드 메이도프가 12일(현지시간) 이런 말과 함께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고 수감됨으로써 '화려한'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검찰이 기소한 증권사기와 돈세탁, 위증 등 11개 혐의에 모두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최대 15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게 된 메이도프는 이날 맨해튼 법원의 데니 친 판사의 수감 명령과 함께 바로 수갑이 채워진 채 법원 근처의 맨해튼 교정센터로 직행했다.

부인 소유로 돼있는 700만달러 짜리의 맨해튼 최고급 펜트하우스에서 풍요로운 생활을 즐겼던 메이도프의 인생이 비좁은 감방에 갇히게 돼 된 셈이다.

메이도프는 작년 12월 체포된 이후에도 1천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가택연금돼 집에서 생활해왔다.

판사는 이날 메이도프측의 보석 요청을 도주 우려 등이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메이도프는 법원 진술에서 "사기를 시작할 때 잘못이라는 것과 범죄라는 것을 알았지만 처음에는 폰지사기가 단기간에 끝나 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지워지다가 결국에는 불가능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체포되고 이런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자신의 인생이 이렇게 될 것임을 예견했음을 설명했다.

메이도프가 수감된 맨해튼 교정센터는 주로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범법 행위자들을 중심으로 750명의 남녀가 수감돼 있는 고층 건물이다.

AP통신은 메이도프가 이곳에 수감된 테러리스트와 악명 높은 갱들의 환영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감방은 가로 2.2m, 세로 2.4m의 새장처럼 좁은 공간으로 개수대와 변기가 있고 대부분 다른 수감자와 함께 지내게 된다.

감방생활은 엄격해서 오전 6시에 점등이 이뤄지고 아침 식사는 오전 6시30분, 점심은 오전 11시, 저녁은 오후 5시에 제공된다.

낮시간에는 TV 시청이나 탁구 등도 할 수 있다.

수감자는 한달에 300분간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으나 통화는 감시되고 제한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또 규칙을 위반하거나 폭력의 위험이 있을 경우에는 격리 수감돼 하루 종일 갇혀 있어야 한다.

소킨 변호사는 메이도프가 수감 결정에 대해 재심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법원의 결정이 뒤집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메이도프는 법원 판결이 내려질 예정인 6월16일까지 이곳에서 계속 지내야 할 전망이다.

메이도프를 보석 상태로 둬야 하는지에 관해 메이도프의 변호사인 아이라 소킨이 보석 조건과 함께 보석 중에 메이도프가 부인의 부담으로 집에서 사설경비를 해온 점을 설명하자 법정에 있던 100명이 넘는 참관인들 사이에서 큰 웃음소리가 터져나왔고 판사는 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또 판사가 메이도프에서 바로 감옥으로 직행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