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3 · 9계는 '북새통'이었다. 입찰법정은 500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거려 안내방송마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 서초 · 송파 등 강남권 3개구 아파트 경매물건에 대한 응찰자수는 물건당 평균 11.8명으로 2003년 5월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응찰자수가 몰리면서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도 상승세다. 낙찰률은 지난해 12월 21.1%에서 지난달 47.0%로,낙찰가율은 67.9%에서 77.2%로 증가했다.
집값이 급락하던 지난해 8~9월 경매절차에 들어간 아파트가 올 들어 싼값에 경매시장에 나오는 반면 일반 부동산 시장에서는 규제완화와 저금리 기조 등 영향으로 강남 아파트 가격이 높아졌다.
경매는 신청이 접수되면 감정평가,권리자에 대한 경매통지,매각공고 등 절차로 인해 입찰에 들어가기까지 통상 6개월 정도 걸린다. 송파구 가락시영 전용 51㎡형은 지난달 최저경매가 3억6000만원에 나왔다.
이 아파트는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1월 5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며 현재 시세는 6억8000만원 정도다. 응찰자 13명이 몰려 낙찰가는 4억7800만원으로 높아졌지만 실거래가와 비교해도 1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84㎡는 시세(약 10억원)보다 2억원 낮은 최저경매가 8억원에 나와 9억3700만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강남 집값이 지난해 말까지 급락했기 때문에 올 상반기까지 저렴한 경매물건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달에도 23일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전용면적 189㎡짜리가 최저경매가 14억3600만원에 나온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일반 부동산시장에서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근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나오는 추세여서 일반 급매물과 경매 물건과의 투자성 비교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도원/박종서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