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이 떨어지면서 서울 강남3구(강남 · 서초 · 송파구)를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 중대형 아파트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에서 빠지는 단지가 크게 늘고,재산세 인하까지 겹쳐 세금 감소 효과는 더욱 클 전망이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의 올해 재산세 부담은 지난해보다 60~70%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용인 분당 지역도 급락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진 지역은 그동안 수도권 집값 불안의 진원지로 꼽혀왔던 곳들이다. 작년에 이들 지역 집값이 크게 하락한 게 올해 공시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과천이 작년보다 21.5%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고 분당과 용인 수지도 각각 20.6%와 18.7% 내렸다. 서울에서는 송파구와 양천구가 나란히 14.9% 떨어졌다. 반면 각종 개발호재 덕분에 의정부(21.6%) 동두천(21.5%) 양주(19.6%) 등 경기 북부와 인천 동구(19.8%)는 오름폭이 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형(이하 전용면적)은 공시가가 7억2000만원으로 작년(9억2800만원)보다 2억800만원(22.4%)이나 떨어졌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4단지 101㎡형도 8억8800만원에서 7억4000만원으로 1년 새 16.7% 하락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단지 65㎡형(3억6600만원)은 21.1% 빠졌다.

용인 분당 과천 등 수도권 핵심지역도 마찬가지다. 용인 기흥구 보정동 신촌마을 포스홈타운 1단지 133㎡형은 20.9%,분당 이매동 이매촌청구 85㎡형은 19.3% 각각 떨어졌다. 과천 별양동 주공4단지 73㎡형은 4억3600만원에서 3억5200만원으로 19.3% 내렸다.

◆비싼 주택이 많이 떨어져

값비싼 주택일수록 하락폭이 컸다. 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10.8%,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14.6%,9억원 초과는 13.3% 각각 떨어졌다. 2억원 이하 주택이 1~2%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종부세 부과 대상도 줄었다. 9억원 초과 주택수는 6만1000가구로 작년(9만3000가구)보다 3만2000가구(35%) 감소했다. 6억원 초과 주택도 25만가구에서 19만가구로 6만가구(24%) 줄었다. 정부는 지난해 종부세제를 손질하면서 부과기준은 '6억원 초과주택'으로 유지하되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는 3억원을 기초공제해 주기로 해 사실상 9억원으로 기준을 높였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 하락폭이 커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대부분 종부세를 내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77,84㎡)에서 가장 큰 평형인 84㎡형의 공시가가 7억2000만원이기 때문이다.
◆고가주택 보유세 60~70% 줄듯

공시가격 하락과 재산세 종부세 완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버블세븐 지역 중대형 아파트 보유세는 작년보다 최대 72%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이 작년과 같거나 약간 오른 곳도 세금을 덜 내는 곳이 많아질 전망이다. 주택분 재산세의 경우 세율이 0.15~0.5%에서 0.1~0.4%로 인하됐고 6억원 초과 주택의 세부담 상한선도 150%에서 130%로 낮아졌다.

세무전문가들에 따르면 대치 은마아파트 84㎡(1세대 1주택 기준)의 올해 보유세는 131만7600원으로 작년(477만1200원)보다 345만3600원(72.4%) 줄어든다. 종전 과세표준 적용률을 대신할 공정시장가액비율(40~80%)이 재산세는 60%(종부세는 80%로 확정)로 정해진다는 가정 아래 계산한 수치다.

공시가 1위인 삼성동 아이파크 269㎡형은 지난해(7442만8000원)에 비해 58.5% 감소한 3091만2000원을 보유세로 내게 된다. 공시가가 38억4000만원으로 작년과 같은 서초동 트라움하우스3차 273㎡형도 52.5% 줄어든 2635만3000원만 내면 된다. 의정부 민락동 산들마을(현대) 60㎡형의 경우 올해 공시가(1억1400만원)가 작년보다 18.8%(1800만원) 올랐지만 재산세는 8만7120원으로 작년(10만800원)보다 13.6%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