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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립서비스로 끝난 공교육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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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철 사회부 기자 eesang69@hankyung.com
    지난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동선언식'이 열렸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장관,공정택 전국 시 · 도교육감협의회 회장,손병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이원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회장 등 교육계를 대표하는 단체장들은 이날 공동선언문에서 "우리 교육이 입시위주의 교육 환경 심화와 사교육비 부담,청년실업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교육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학부모 등 교육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학부모들은 실제 같은 날 교과부가 발표한 지난해 사교육비 지출 규모가 20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되레 4.3% 증가했다는 소식에 크게 허탈해했다. 특히 공교육 강화를 통해 사교육비를 잡겠다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이들의 실망감은 더욱 큰 것 같다. 경제위기라는 특수상황이긴 하지만 청년실업자가 350만명에 이르는 등 대학생들이 졸업식과 함께 바로 '청년백수'로 전락하는 현실을 보면서 이날 교육주체들의 공동선언이 말그대로 '선언적' 의미로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높았다.

    공동선언식 이후 교과부 한국교총 등은 "이동식 수업의 활성화,영어 몰입교육,방과후 학교 등의 정책으로 입시위주의 교육 환경을 바꾸겠다"며 후속대책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대교협도 입학사정관제 확대를 통해 과열된 입시경쟁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청년실업 대책의 일환으로 "행정인턴십,영어회화 전문강사 등 비정규직 일자리 5만개를 신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선 교사 및 학부모들은 교육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소비자들의 의견수렴을 통한 신뢰회복이 더 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부모는 "'교육 주체들의 힘을 모으자'고 해놓고 정작 공동선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단체나 일선 교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라며 "이번 선언이 실제 일선 학교나 학부모들의 피부에 와닿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로 그칠 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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