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입맞춤한 장소에 온천 펑펑"

미신을 좋아하기로 장사꾼을 따를 자가 없다.

그런데 거물 장사꾼인 신세계그룹이 부산에 있는 '신세계 센텀시티'가 들어선 장소가 '신이 내린 축복의 땅'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달 3일 오픈하는 신세계 센텀시티의 최대 자랑거리는 온천시설인 '스파랜드'다.

신세계는 세계적으로도 백화점과 온천이 결합한 쇼핑몰로는 신세계 센텀시티가 최초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온천을 좋아하는 일본 관광객을 유치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스파랜드를 앞세울 작정이다.

그런데 신세계 센텀시티 부지에서 온천이 터져 나온 것은 순전히 '신의 축복'이라는 게 신세계측의 설명이다.

이들이 이같이 주장하는 근거는 1984년 5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부산 방문에서 비롯됐다.

당시 교황의 한국 방문은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교황은 현재의 신세계 센텀시티 부지였던 부산 수영공항에 도착,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무릎을 꿇고 엎드려 "경의 표시도 하지 않고 이 거룩한 땅을 어떻게 밟을 수 있느냐"며 내려선 곳에 입맞춤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황이 입맞춤했던 곳, 그 곳이 지금의 신세계 센텀시티가 들어선 지점이라는 것이다.

신세계 측은 2004년 9월 10일 부산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한 직후 곧바로 온천개발에 착수했다.

그런데 정확히 두번의 온천공을 뚫었는데 두번 모두 온천수가 터져 나온 것이다.

그것도 두 곳의 온천수가 각각 '탄산천'과 '심염천'이라는 다른 것이어서 신세계 임직원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탄산천은 중산나트륨 성분을 함유해 일명 '미인탕'이라 불릴 만큼 미용효과가 탁월하며, 식염천은 염화나트륨 성분을 함유해 보온 효과와 혈액순환에 좋아 신경통, 요통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소 10곳을 뚫어야 온천수를 발견할까 한데 단 두번의 시도에서 모두 양질의 온천수가 나온 것은 교황이 입맞춤에서 비롯된 신의 축복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신세계 박건형 점장은 "사실 부지를 낙찰받을 때만해도 그 곳에서 온천이 나올 지는 아무도 몰랐다"면서 "온천은 근사한 현대식 스파랜드로 개발돼 신세계 센텀시티의 얼굴이 되고 부산시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