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경기부양책과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택 압류를 막기 위한 대책을 발표한다.

압류 증가는 주택 가격 하락을 초래하는 등 대표적인 경기 침체 요인으로 꼽혀왔다. 또 은행들이 보유한 주택 관련 자산가치를 떨어뜨려 금융사를 부실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모기지 대출자를 가려내 월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의 지원책이 나올 전망이다. 압류 방지 대책이 주택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발표할지도 관심사다. 지난주 발표된 금융 시장 안정화 방안은 투자자들로부터 구체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장에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재무부 혹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이번 주 중 모기지 관련 악성 자산들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의 경제 정책이 골격을 드러낸 만큼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시 경기와 기업들의 실적에 쏠릴 가능성이 크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17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악화돼 주당 98센트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JC페니도 20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번 주 소비 시장의 흐름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실적 발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가운데 마켓워치는 경기 상황 악화로 S&P에 편입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6분기째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경기와 관련된 지표도 잇따라 발표된다. 18일에는 뉴욕 지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업황을 조사,산출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다음날인 19일에는 1월 산업생산 결과가 나온다. 이 통계를 보면 미국 제조업이 얼마나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1월 산업생산 통계가 더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날 주택착공 현황도 공개된다. 20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속 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브라이언 파브리 BNP파리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발표되는 각종 경제 통계들은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어느 정도 악화될지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관련 수치들이 시장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꺾일 수 있다.

정부로부터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는 17일까지 연방정부에 지속 가능 경영방안을 담은 자구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번에 채권단과 노조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법원에 파산 신청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고,시장은 한 차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뉴욕 증시는 16일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