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셋 지퍼,슬라이딩 웨이스트,돌돌소매 와이셔츠,일러스트 안감,밑단 벌어짐 방지 자석….요즘 아이들 교복에 더해지는 기능들이다.

옷맵시가 돋보이게 해준다는 교복업체의 이런 홍보에 한창 외모에 민감한 10대들은 솔깃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매년 그럴 듯한 기능을 추가한 '브랜드 뉴(brand new)' 교복이 쏟아져 나오다보니 치수와 디자인이 달라지지 않았는 데도 해마다 새로 교복을 구입하는 청소년까지 있다고 한다.

이렇게 교복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교복값이 10~15%씩 뛰는 것은 물론이다. 소비자단체들의 조사에 의하면 10년 전 한 벌에 10만원 안팎이었던 교복값이 지난해엔 20만~30만원선까지 치솟아 학부모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게다가 동복만 있는 게 아니고 하복(13만~18만원) 체육복(3만~5만원)까지 갖추고 나면 학생 1인당 평균 40만~50만원이 필요하게 된다. 서민 가계로서는 웃어 넘기기 쉽잖은 액수다.

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올해 첫 세제개편안에서 학생 1인당 연간 300만원 한도인 교육비 소득공제 범위에 교복 구입비용을 넣겠다고 발표한 것은 이 같은 학부모들의 교복값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기 위한 조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근로소득세에서 약 300억~500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한다. 정부로서도 적잖은 출혈을 감수하는 것이다.

세제 전문가들은 특정 상품에 대한 소득공제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당 제품의 생산자들까지 간접적인 지원 혜택을 누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학교를 다니려면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교복의 상품 특수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소득공제 혜택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격 저항을 줄이는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신학기 교육 물가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교복값 인하를 유도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오죽했으면 소득공제 카드까지 뽑아 들었겠느냐"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5일부터 4대 교복업체들의 출고가 인상 담합 여부를 조사중이다. 정부가 규제의 칼을 뽑아들기 전에 업체 스스로가 교복값에 잔뜩 끼어 있는 거품을 제거해서 학부모들의 시름을 덜어주는데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