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책에 건 기대가 컸는데 실망으로 바뀌면서 11일 증시가 하락했다. 배드뱅크 설립이 단기적으로는 아파도 부실 해결을 위한 가장 좋은 방향이었지만 반발이 커지면서 구제금융안이 나왔다. 구제금융법안의 규모 자체도 작고 실효성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서 시장은 실망감에 빠진 모습이다.

그러나 윤증현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과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2%로 잡았지만 추가경정예산의 확대 조기편성과 공적자금 증대 검토 등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윤 장관에 대한 신뢰와 함께 V자의 낙관적 반등은 이르지만 올 하반기가 되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분간 낙관과 비관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은행들의 부실은 잠재된 악재이며 미 자동차 빅3문제가 다시 부각될 수 있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반면 국내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구조조정의 승자로 남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낙관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BDI(발틱운임지수)반등과 석유화학 업황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지속되고 있고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경기가 좋아진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선 돌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낙관적인 기대도 충분히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시그널들을 확인하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IT, 조선, 자동차 등 일부 선별된 종목 중심으로 개별 흐름들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폭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0bp(베이시스 포인트) 수준의 금리인하는 증시에 중립적이지만 25bp라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75bp이상이면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가운데 2기 경제팀과 금통위간 비상시국 상황이라는 공감했다는 부분이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옵션만기일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경우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임정현 부국증권 투자전략팀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