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불황으로 취업 빙하기가 닥치면서 1년 이상 취업하지 못해 '취업 재수생'이 되는 구직자들도 적지 않다.

눈물의 고배를 마시고 취업 재수생 대열에 타의로 합류한 경우도 있고,'일단 아무 곳에나 취업하고 보자'는 묻지마 취업을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없어 재수의 길에 든 경우도 늘고 있다.

실제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구직자 16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4.2%가 "취업 재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취업 연령이 당락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 재수생의 합격 확률은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취업포털 커리어의 도움을 받아 취업 재수생의 취업 전략을 살펴본다.

◆첫단추는 여유를 갖는 것부터

계속되는 취직 실패는 구직자를 주눅 들게 한다. '첫 직장이 중요하다'거나 '다니던 회사가 마음에 안 들어' 취업 재수에 합류한 경우도 불안감에 마음이 쫓기기는 마찬가지.

이 같은 초조감은 자신감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무엇보다 심리적인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취업 성공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하며 심리적 어려움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취업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비교적 연령 제한이 적은 기업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통이나 외식업,영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연령 제한이 많지 않아 적극적으로 도전해 볼 만하다. 상당수 공기업들도 최근에는 연령이나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고 전문적인 실력을 평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패 이유 객관적으로 되돌아 보자

서류 전형이나 면접에서 반복적으로 실패를 거듭하는 것엔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우울해하기 앞서 실패한 이유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보통 입사 전형은 크게 서류 전형과 면접으로 나뉜다. 각 전형에서 어떤 점이 부족한지,그리고 보완해야 할 점 등을 체크하고 바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면접의 경우 몇 번 경험하다 보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으므로 그냥 지나쳐 버리지 말고 꼼꼼하게 점검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한다.

구직활동 기간 동안 취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점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 그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기 쉽다. 면접 때 이와 관련된 질문에 머뭇거린다면 능력이 없어 보이거나 소극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쉽다.

아르바이트 경험이나 자격증 취득 등 준비된 인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에 대해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구직 활동을 하느라 마땅히 한 것이 없다고 여겨진다면 구직 실패로 인해 배운 점과 어떤 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는가라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공백기 2배 효율로 활용하자

취업 실패로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시간을'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한 효율적인 시간 계획도 취업 재수생에겐 필수적이다.

우선 이 기간 동안 장기 구직 활동으로 대인 관계가 꺼려진다면 자원 봉사나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다른 일에 집중하면 그 순간만큼은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고 보람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스터디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적극성을 높이기 위한 좋은 방법은 스터디 모임의 리더가 되는 것이다.

물론 주도적으로 스터디 그룹을 이끌려고 하다 보면 모임 때마다 팀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야 하거나 회비 관리 등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면접 방법이 프레젠테이션이나 집단토론 면접 등을 통해 조직에 얼마만큼 잘 융화되는가와 리더십 및 열정의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스터디는 기본적으로 타율적이기보다는 자율적이어서 서로의 편의를 봐 줄 경우 자칫 분위기를 흐리게 할 수도 있다. 지각비나 불참에 따른 벌점 등을 만들어 스터디 그룹에 속해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결속력을 높여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밖에 이미 취업에 성공한 '취업 선배'를 초청해 조언을 듣는 것도 좋다. 특히 이와 같은 활동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터디의 장점을 활용하고자 2~3개 스터디를 동시에 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 스터디마다 구성원이 다르고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달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확실한 실행 계획을 세워 놓지 않으면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김기태 커리어 대표는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취업 재수를 하며 자신의 부족한 취업 스펙을 보완해 보다 나은 기업에 입사하려는 구직자들이 적지 않다"며 "분명한 목표를 세워 실천하지 못하면 자칫 취업재수 기간이 구직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