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도 분양가를 깎아주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5일 분양대행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입주하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수명산SK뷰(총 171가구)의 시행사인 ㈜랜드미와 시공사인 SK건설은 미분양으로 남은 20여가구에 대해 분양대금 인하와 지방세 대납을 통해 최대 4260만원 할인 판매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과 김포,평택 등지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할인해준 적은 있지만 서울시 내에서 대형 건설사가 분양대금을 깎아주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극에 달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수명산SK뷰 분양대행사는 오는 4월까지 입주할(잔금을 치를) 경우 분양가를 2000만원 할인해주고 취 · 등록세(전용면적 85㎡ 이상은 분양가의 2.7%)도 대납해주겠다며 판촉하고 있다.


2007년 7월 첫 분양한 6개 주택형 가운데 현재 미분양으로 남은 주택형은 분양면적 기준으로 142(2,3층),152,154,175㎡ 등 4개다. 142㎡ 분양가(2층)는 6억3900만원으로 2000만원 할인에 취 · 등록세(1720여만원) 대납 혜택을 더하면 3720만원(세금포함 매입액 6억5620만원의 5.6%)을 할인받는 셈이다. 152㎡(분양가 7억2500만원)의 경우 4000만원(세금포함 매입액의 5.4%)을,175㎡(분양가 8억3700만원)는 4260만원(5%)을 각각 할인받는다.

작년 용인 신봉지구에서 동일하이빌이 4~10%,김포 고촌지구에서 월드건설이 5%(159㎡만 해당)씩 분양가를 할인해준 것과 비교해면 작은 폭이 아니다.

수명산SK뷰는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을 우려,겉으로는 '중형자동차 무료 증정'이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전화를 걸어보면 중형차 가격대인 2000만원을 분양가에서 빼줄 수 있다고 말한다.

분양 관계자는 "문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동차보다는 분양가 할인을 원한다"고 전했다. 차량을 무료로 받으려면 제세공과금(물품가액의 22%)을 내야 하기 때문에 분양대금 할인을 원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가 임박해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 금융혜택을 줄 수가 없어 그 금액만큼을 분양가에서 빼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명산SK뷰는 바로 옆 화곡푸르지오 매매 시세가 2007년 당시 3.3㎡당 1700만원일 때,분양가를 1480만원(142㎡의 경우)으로 책정했으나 이후 집값이 급락하면서 미분양 해소에 애를 먹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는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쉽게 분양가 할인에 나서기 어렵다"며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을 것을 우려해 내린 고육지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