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구리 제련업체 LS니꼬동제련은 최근 자원 재활용 전문업체인 휘닉스엠앤엠을 계열사로 편입시키고 '도시광산업(어반 마이닝)'에 진출했다. 휘닉스엠엔엠은 버려진 휴대폰 컴퓨터 LCD(액정표시장치) TV 등에서 금 은 백금 팔라듐 알루미늄 등을 추출하는 업체다. LS니꼬동제련은 충북 단양에 짓고 있는 산업폐기물 재활용 공장과 연계해 폐기물 에너지화 산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2.포스코는 지난해 5월 포항시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생활폐기물 연료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까지 포항시 인근에 시간당 1만㎾의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짓고 하루 평균 300t의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이용해 만든 고형연료(RDF)를 에너지원으로 쓸 방침이다. 포스코 측은 "재활용으로 비용절감과 함께 연간 5만t의 탄소배출권을 국제시장에 팔아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락 등 불안정한 경영 상황 속에서 쓰레기 재활용을 통해 비용절감과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최근 정부도 '녹색 뉴딜' 정책을 통해 4년간 3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57개를 짓고 가축분뇨 자원화 등에 나서 5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쓰레기에서 '황금알' 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5년 16억t이던 전 세계 쓰레기 배출량은 2030년까지 30억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대부분 국가들은 쓰레기의 50% 이상을 매립하고 있다.

폐기물은 다양한 자원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광산업이다. 버려진 휴대폰 컴퓨터 TV 냉장고를 분리해 제련하면 금 구리 알루미늄 등을 얻을 수 있다. 석유나 석탄은 태워서 사용하면 그만이지만 금속은 폐기물 속에 고스란히 남는다. 선진국에선 도시광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폐휴대폰 수거를 소홀히 하는 휴대폰 대리점에 최대 50만엔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폐 전자제품 회수를 강제하는 제도를 회원국에 요구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으로는 화력이 석유에 버금가는 폐플라스틱추출연료(RPF)를 만들 수 있다. 한국플라스틱자원순환협회 관계자는 "RPF는 값이 중유의 10%이면서도 화력은 80%에 달해 연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문의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세계 석유생산량의 8%가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데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면 석유소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 · 기업 참여 활발

강원도 원주시는 2006년 115억원을 들여 생활폐기물 연료화시설을 만들었다. 이곳에선 가연성 폐기물에서 수분 금속 유리 등 불연성 물질을 제거한 후 압축시켜 RDF를 생산한다. 원주시 생활환경과 관계자는 "생활폐기물 연료화 시설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고 있다"며 "원주시 쓰레기 매립량도 예전의 10% 수준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최근 시 청사에 한 달에 약 7000만원의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RDF 전용 보일러도 설치했다.

부산 강서구의 부산음식물자원화사업소는 혐기성 미생물이 음식물 쓰레기를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메탄가스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하루평균 200t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 연간 2만㎥의 가스를 만들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도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시설을 운영 중이다.

대기업의 참여도 활발하다. 지난해 폐기물 에너지화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시한 업체는 삼성물산 LG상사 한화석유화학 등 50여개사가 넘는다. 대우건설은 최근 국내 최초로 충남 아산에 통합형 바이오가스 발전소를 준공했다. 축산분뇨 음식물쓰레기 하수오니(슬러지)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바이오가스를 뽑아내 전력과 냉난방용 온수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하루 평균 약 318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2867㎾의 전력을 생산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3월 완공을 목표로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폐타이어를 연료로 쓰는 열병합발전소를 짓고 있다. 유연탄 사용량의 10%를 폐타이어 추출연료로 대체해 연료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동양시멘트는 연간 50t 이상의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유연탄과 부원료의 30% 이상을 절약하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