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우리 수출이 사상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적이다. 세계경제 동반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탓으로,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憂慮)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경제부가 어제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무려 32.8%나 줄어든 216억9000만달러로 월별 수출입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29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국내업체들의 연초 감산과 휴무,설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을 감안해도 수출감퇴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이다.

주력 품목과 시장 모두에서 수출이 격감한 것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선박을 제외하고,자동차가 55%나 줄어든 것을 비롯해 반도체 47%,석유화학 40%,무선통신기기 20%,철강 19%의 감소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이 32.7%,미국 21.5%,유럽연합 46.9%,일본 29.3%나 줄어들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양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교역규모 자체가 급감하는 추세인데다,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만 하더라도 하원을 통과한 819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서 공공사업에 자국산 철강을 써야 한다고 못박는 등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노골화하고 있다. 갈수록 수출환경이 악화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무역수지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경기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게 분명하다. 그런데도 지금 마땅한 활로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럴수록 한푼이라도 더 수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는 길 밖에 없다. 업계는 새로운 시장개척과 지역별 특화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원가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면서 품질을 개선(改善)하는데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일본 엔화 강세와 선진국의 경기부양 조치를 수출시장 확대의 계기로 삼는 전략마련이 급선무다. 정부도 수출업계의 애로가 무엇인지 미리 파악해 앞장서 해결해주는 등 총력지원체제를 더욱 강화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