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구체적인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23일 장동현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가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통신시장 경쟁 구도의 변동성이 더욱 심화되는 등 SK텔레콤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상황이 어느때보다 불투명하다"며 "이에 따라 올해 가이던스를 구체적으로 제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올해 매출과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규모가 지난해보다 개선될 수 있도록 (SK텔레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마케팅비는 이동통신시장 경쟁이 완화된다는 가정 하에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CAPEX)의 경우 WCDMA 부문은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고, 전체 부문에 대한 설비투자는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CFO는 글로벌 사업 전략에 대해 "당분간 핵심거점으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에 집중할 전략"이라며 "최근 금융위기 등을 고려해 신중히 투자의사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SK텔레콤은 현재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장 CFO는 "합병 없이도 결합상품 판매 등 SK브로드밴드와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지금은 합병보다 시너지 효과 창출에 노력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위피(WIPI·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의무화가 오는 4월 폐지되는 것과 관련, SK텔레콤은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쟁사인 KTF는 '아이폰' 도입을 위해 애플사와 협상 중이다.

장 CFO는 "SK텔레콤도 '아이폰' 도입을 검토 중이나 국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구글의 '안드로이드'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지만, 구글 측과 구체적으로 진행하지 않아 도입시기에 대해 언급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또 그는 "'T옴니아'가 국내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가늠해볼 수 있는 단말기"라며 "스마트폰의 데이터 ARPU(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액)는 일반 단말기의 124%에 달하고, SK텔레콤은 스마트폰이 데이터서비스 ARPU를 증가시킬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액이 11조6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599억원으로 5.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조2777억원으로 22.2% 줄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