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가 위협적인 상대의 눈과 얼굴을 향해 독액을 뱉으면 백발백중 명중하는 비결이 밝혀졌다고 디스커버리 채널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미국 워시번대학 연구진은 세 종류의 침뱉는 코브라를 대상으로 실험실에서 이들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이들이 마치 공을 던지기 전 타자의 심리를 계산하는 야구 투수처럼 근육운동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생리ㆍ생화학 동물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코브라가 배출하는 독은 2m까지 뻗치고 명중률도 대단히 높기 때문에 훌륭한 저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눈 보호용 특수 안경을 쓰고 코브라 앞에서 머리를 움직여 코브라를 자극한 뒤 이들의 움직임을 안경에 부착된 가속도계로 추적했다.

연구진은 또 일부 코브라를 마취시켜 독샘과 머리 및 목을 관장하는 근육들의 운동을 추적하는 전자기 장치를 부착해 관찰한 결과 코브라가 독을 쏘기 전 근육 하나가 수축하면서 평소 독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송곳니의 차단장치를 풀고 이어 독샘 안의 다른 근육들이 수축해 독액을 송곳니 밖으로 방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또 코브라의 독이 어떻게 그처럼 정확하게 명중하는지 관찰한 끝에 상대가 머리의 방향을 바꾼 직후에 침을 뱉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즉 상대가 머리를 움직이면 코브라도 머리를 돌리다가 독액을 쏘는데 그 움직임은 기하학적 계산에 따른다는 것이다.

연구원이 먼 거리에서 머리를 직선으로 움직일 때는 코브라가 그 움직임을 따르기 위해 약간의 각도 조절만 하다가 막상 독액을 뱉을 때는 머리의 움직임을 빨리 해 상대를 앞지르면서 상대의 눈이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에 독을 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코브라의 독이 물줄기나 안개, 또는 구름의 형태로 뿜어져 나오지 않고 두 개의 타원으로 이루어진 뚜렷한 기하학적 무늬로 분무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는데 연구진은 이런 방식으로 독이 닿는 면적이 넓어져 명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브라가 방어용으로만 뱉어내는 독은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눈을 멀게 하기도 하지만 뜬 눈에 맞았을 때는 체내로 들어가 다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