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이상 낙동강에 투입…충주ㆍ안동ㆍ예천 떠오를 듯

'한국형 뉴딜사업'으로 불리는 4대강(한강 · 낙동강 · 금강 · 영산강) 살리기 사업이 지난달 29일 낙동강 안동지구와 영산강 나주지구에서 첫 삽을 떴다. 정부가 사업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15일 이후 2주 만이다.

"대운하로 가기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사천리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경제 살리기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꼭 해야 할 필수 프로젝트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까지 총 13조9000억원이 투입될 이 사업은 국토의 대동맥인 4대강 유역을 획기적으로 바꿔놓는 것은 물론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추진되나

정부는 5월까지 '4대강 마스터플랜'을 세워 세부사업과 사업지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 업무를 전담하기 위한 조직인 '4대강 기획단'이 국토해양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꾸려져 이달 중 출범한다. 정부는 5월 이후 본격적인 사업 발주를 추진할 방침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하천 준설과 제방 보강,부지 개발을 통한 홍수 · 가뭄 방지뿐 아니라 문화 · 레저 · 관광을 포괄하는 패키지형으로 추진된다. 정부가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최대한 조기 추진하기로 한 '한국형 뉴딜 10대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어 사업속도가 상당히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사업에 들어갈 선도사업지구 7곳을 지난해 선정했다. 이미 착공한 안동,나주지구와 함께 충주(한강),대구 · 부산(낙동강),연기(금강),함평(영산강) 등이 대상이다. 아직 착공하지 않은 5개 지구의 사업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시작할 방침이다. 이들 선도사업지구에는 모두 8300억원이 투입된다. 대구에서 2011년 열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충남 연기군의 행정중심복합도시,전남 나주 혁신도시 등과 연계해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안동지구에는 38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안동시 옥동~법흥동 일대에 생태하천(4.1㎞),자전거도로(14.7㎞),산책로(8.3㎞) 등을 조성한다.

나주지구는 364억원을 들여 생태하천(6.7㎞),제방 보강(3.2㎞),자전거도로(6.7㎞) 등을 건설한다. 충주시 목행동에서 금가면 탄금대까지의 충주 구간(7.19㎞)에는 228억원이 투입된다. 4m인 기존 둑을 7m로 높이고 하천 상하류를 연결하는 자전거도로와 둔치 축구장,야생화단지,물놀이장 등이 마련된다.

정부가 추산하는 사업비는 총 13조9000억원.이 중 하천에 투입하는 비용은 8조원가량이다. 나머지는 농업용 저수지 개개발과 중소 규모 댐 및 홍수조절지 등에 투자된다. 국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방비와 민간 자본 등도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4대강별 예산은 △한강 2조3000억원 △낙동강 7조6000억원 △금강 2조4000억원 △영산강 1조6000억원 등으로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이 낙동강에 집중 투입된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오는 2011년까지 완료되며 댐이나 조절지 등 대형 시설의 마무리 공사는 2012년께 끝난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수해를 항구적으로 예방하면서 4대강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발전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라며 "4대강 유역은 남한 면적의 70%,국가하천 연장의 75%,국민의 78%가 이용하고 있어 우선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수혜 지역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주변 부동산시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보다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확정돼야 수혜 지역을 따져볼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경래 OK시골 사장은 "워낙 여러 지역에 걸쳐 있다 보니 수혜 대상지를 꼽기 쉽지 않다"며 "개발이 이뤄지는 주변지역 부동산에는 분명히 호재"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사업비가 투입될 낙동강 주변과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까운 충주 일대를 관심 지역으로 꼽았다. 그는 "경북도청 이전 재료와 맞물려 예천과 안동지역이 뜨거운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충주의 경우 과거 대운하 추진 때도 들썩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도 현재로서는 여파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까지 신규 분양 계획이 잡힌 곳이 많지 않다. 한강 일대는 충주시와 단양군,낙동강 주변에서는 대구시 달서구와 달성군,부산 사상구와 강서구,안동시 등 금강 쪽에서는 연기군,영산강 일대에서는 전남 나주시와 함평군이 수혜 지역으로 거론된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이들 지역 가운데 분양 일정이 잡힌 곳은 안동시 세영리첼(임대)뿐이다.

한강 유역에서는 충북 충주시 용산동 남산동일하이빌이 대표적이다. 117~194㎡의 중대형 669가구로 이뤄졌다. 분양가는 3.3㎡당 450만~550만원 선이다. 용산초 충주중 충일중 충주고 등으로 통학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롯데마트와 이마트를 비롯한 편의시설이 있다.

낙동강 쪽에서는 부산 강서 극동스타클래스의 잔여 물량이 남아 있다. 112~248㎡의 주택형으로 이뤄져 있으며 총 1124가구다. 바다와 가깝다는 장점을 살려 개방형 설계로 보다 많은 가구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지구 내 초등학교 4개,중학교 4개,고등학교 2개가 올해 문을 열 예정이다.

금강 유역에서는 충남 연기 e-편한세상이 관심 단지로 거론된다. 연기군 조치원읍 신흥리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112~218㎡의 중대형 681가구로 이뤄졌다. 명동초 조치원중 조치원여중 조치원고 고려대 세종캠퍼스 등으로 통학할 수 있다. 부동산114는 광주 수완지구 대주피오레(120~180㎡,3800여가구)와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주상복합 지웰시티1차(128~255㎡,2164가구),충남 아산시 아산용화 I'PARK(112~154㎡,877가구) 등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단지로 꼽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