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꺼지지 않는 미네르바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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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고까지 불리던 '미네르바'의 체포소식이 전해지자 온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그동안 미네르바의 말 한마디에 나라가 뒤흔들리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체포된 미네르바가 "진짜 미네르바가 아니다"며 '음모론'으로 일축하기도 했다. 특히 잡힌 미네르바가 '경제학을 독학한 무직의 30세 전문대 졸업자'라는 검찰의 설명에 대해 그처럼 '정교한' 경제전망을 논파한 글과는 어울리지 않는 프로필이라며 못 믿겠다는 표정이다. "검찰이 엉뚱한 사람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검찰의 일문일답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기자들 역시 '미네르바가 공범이 있거나 여러 명일 가능성은 없냐'고 질문했고 검찰은 "수단만 대행해준 게 아닌가 하는 부분을 조사 중이며 미네르바가 여러 명인 정황은 없다"면서 진땀을 흘렸다. 이러다간 반란을 주동한 스파르타쿠스를 찾는 로마군 앞에 포로가 된 노예들이 줄줄이 "내가 스파르타쿠스다"라고 나서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지경이다.
일개 온라인 논객 한 사람의 체포 소식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문제지만 그 체포소식마저 정부의 경제정책처럼 믿음을 주지 못하는 씁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기관의 공신력과 권위,그리고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공고 출신 전문대 졸'이라는 미네르바의 신상명세는 해외 유명대학 박사학위에 금융회사 혹은 정부부처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의 무능과 대비되며 오히려 정부 정책당국을 조소하는 좋은 '안줏거리'가 되는 듯하다. 소위 경제전문가들의 전망 및 처방은 낙제점 수준이었고 냉철한 분석과 실적에 따라 움직여야 할 증시는 여전히 '천수답''냄비'로 불리며 루머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의 행보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번도 속시원하게 실력을 발휘한 적이 없을 뿐더러 사고만 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이제 정부당국과 경제전문가 집단이 미네르바를 대신해야 할 때이다. 요즘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제2,제3의 미네르바가 계속 나오고 힘을 얻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동욱 사회부 기자 kimdw@hankyung.com
일부 네티즌들은 체포된 미네르바가 "진짜 미네르바가 아니다"며 '음모론'으로 일축하기도 했다. 특히 잡힌 미네르바가 '경제학을 독학한 무직의 30세 전문대 졸업자'라는 검찰의 설명에 대해 그처럼 '정교한' 경제전망을 논파한 글과는 어울리지 않는 프로필이라며 못 믿겠다는 표정이다. "검찰이 엉뚱한 사람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검찰의 일문일답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기자들 역시 '미네르바가 공범이 있거나 여러 명일 가능성은 없냐'고 질문했고 검찰은 "수단만 대행해준 게 아닌가 하는 부분을 조사 중이며 미네르바가 여러 명인 정황은 없다"면서 진땀을 흘렸다. 이러다간 반란을 주동한 스파르타쿠스를 찾는 로마군 앞에 포로가 된 노예들이 줄줄이 "내가 스파르타쿠스다"라고 나서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지경이다.
일개 온라인 논객 한 사람의 체포 소식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문제지만 그 체포소식마저 정부의 경제정책처럼 믿음을 주지 못하는 씁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기관의 공신력과 권위,그리고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공고 출신 전문대 졸'이라는 미네르바의 신상명세는 해외 유명대학 박사학위에 금융회사 혹은 정부부처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의 무능과 대비되며 오히려 정부 정책당국을 조소하는 좋은 '안줏거리'가 되는 듯하다. 소위 경제전문가들의 전망 및 처방은 낙제점 수준이었고 냉철한 분석과 실적에 따라 움직여야 할 증시는 여전히 '천수답''냄비'로 불리며 루머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의 행보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번도 속시원하게 실력을 발휘한 적이 없을 뿐더러 사고만 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이제 정부당국과 경제전문가 집단이 미네르바를 대신해야 할 때이다. 요즘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제2,제3의 미네르바가 계속 나오고 힘을 얻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동욱 사회부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