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지표가 '사상 최악' 기록 경신을 지속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연말 포지션 조정과 낮은 금리가 달러를 압박했다.
파운드화는 약세를 지속하며 달러화 대비 6년반래 최저치를 경신했고 유로화에 대해서는 등가 수준에 근접했다. 투자자들은 영란은행이 경제 지지를 위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역외 원달러 환율은 급반등하며 100원 가까이 올랐다. 전날 서울외환시장 마감 이후 외환당국의 선물환 시장개입이 중단되면서 환율이 시장가격으로 되돌아 간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은 전일 종가인 1245.0원보다 98원 상승한 134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저가는 1343.0원, 최고가는 1353.0원였다.

전날 스와프포인트 -4.00원을 감안하면 현물환으로는 1347.0원 수준이다.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 1259.5원보다 87.5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전날 후반 1.3940/1.3945달러를 기록했던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후반 1.4068/1.4071달러로 올랐고, 전날 후반 90.61/90.67엔에 거래됐던 달러엔환율은 이날 90.18/90.24엔으로 떨어졌다.
파운드는 이날 달러 대비 한때 1.4385달러까지 하락하며 2002년 초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후 거래 후반에는 전장 대비 0.4% 밀린 1.4427달러에 호가됐다.
유로파운드환율은 사상 최고치인 98.05펜스까지 올라 유로 도입 이래 처음으로 파운드 대비 등가 수준에 근접했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신년 연휴를 앞두고 포지션 정리에 나선 가운데 이날 거래는 펀더멘털 요인보다는 기술적 요인들에 의해 좌우됐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밝혔다.

미국의 10월 주택가격이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다는 소식과 미국의 12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이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이 공격적으로 제로 수준까지 금리를 인하한데 반해 유럽중앙은행은 좀더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도 유로를 지지하고 달러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전했다.

한편 스위스프랑은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이후 안전자산 매수세가 확산된 영향에 계속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달러는 스위스프랑 대비 0.2% 하락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