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로 8년만에 1000억 매출 '골프존' 김영찬 대표

창업 8년 만에 '스크린 골프' 아이템 하나로 매출 1000억원대 벤처기업을 일군 사업가가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벤처기업 골프존의 김영찬 대표(63)가 그 주인공.골프존은 올해 1004억원의 매출을 기록,2007년(314억원)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정보기술(IT)과 상상력을 결합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개척한 골프존은 현재 국내 스크린 골프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싱글핸디캐퍼인 김 대표는 사업에서도 위험과 기회를 제어할 수 있는 '싱글' 기업인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골프장에서 골프 한번 치려면 30만원은 기본이고 시간도 하루종일 걸린다"며 "시간적 공간적 부담을 뛰어넘어 실내에서 필드의 느낌을 즐길 수 없을까 하는,조금은 얼토당토않은 생각이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000년 봄,김 대표는 부가통신업체인 ㈜영변을 운영하던 중 미국산 스윙분석기에서 스크린 골프의 모티브를 얻는다. "스윙분석기에 게임요소를 보태면 되겠다. " 김 대표는 무릎을 쳤다. 당시엔 골프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비싼 그린피와 부킹난 등으로 골프를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는 사업이 쉽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호락호락하지 않았기 때문.제품개발과 출시를 반복하길 2년 만인 2002년에야 1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기술개발 과정에선 정보통신대,좋은정밀,다성 등 대덕특구 내 대학과 벤처기업의 큰 도움을 받았다.

국내외 유명 골프장의 등고선을 측정해 구현한 3차원 디지털 화상과 경사도에 따라 기울기가 조절되는 발판 등으로 실제 필드와 똑같은 느낌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존의 '스크린 골프'는 이렇게 탄생했다.

이 회사 제품은 3m×5m 크기의 초대형 화면에 지면상태, 목표지점,풍향, 풍속, 남은거리, 비거리 등이 표시돼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또 골퍼의 스윙모션을 촬영해 점검해 볼 수 있는 스윙모션 분석과 타구분석,리플레이 화면 등은 타격자세 교정에 도움을 줘 인기를 끌고 있다. 페어웨이 안착률, 그린적중률,평균 퍼팅수 등 개인기록 관리도 가능하다. 골프존의 시장 장악력은 매우 강하다. 올해 초 2년간의 연구를 통해 어프로치와 비거리 정확도 등을 높여 시장에 선보인 최신형 시뮬레이터(골프존-N)는 정교함 때문에 전문 골퍼들마저 혀를 내둘렀다. 퍼팅 시뮬레이터도 동종업계 최초로 출시,신규 시장을 형성해 나갔다.

김 대표는 스크린 골프는 블루오션 시장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앞으로 인터넷상으로 구축된 네트워크를 활용,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제공은 물론 화면광고 등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 3월 일본법인을 설립한 뒤 중국을 거쳐 미국 유럽 등에서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매출 목표는 1500억원.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