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보복 선언..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임박

이스라엘이 27일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해 최소 225명이 사망하고 75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일제히 전했다.

팔레스타인에서 이 같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41년만이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날 오전 11시 30분(현지 시각)께 공군기지를 발진한 전투기 60대가 가자지구 남부지역을 강타한 것을 시작으로 점차 중ㆍ북부 지역으로 확대됐다.

공습은 경찰본부 등 하마스의 보안시설 50여곳이 주요 목표물이었고, 무장단체들의 로켓탄 진지 50여곳도 폭격의 대상이 됐다.

하마스 내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모든 보안시설물이 파괴됐다면서 사망자 중에는 경찰총수인 타우피크 야베르 등 경찰 고위간부 3명이 들어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의 기습공격으로 가자지구 곳곳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올랐고, 가자지구의 주민 150만명은 극심한 공황 상태에 빠졌다.

특히 학생들이 하교하는 시간대에 공습이 이뤄져 어린이를 포함, 민간인의 인명피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타격 목표가 된 경찰본부 앞 도로에는 제복 차림의 시신 수십 구가 목격됐고, 주요 병원에는 사망자와 부상자로 넘쳐났다고 AP 통신이 현지의 참혹한 분위기를 전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휴전 시기가 있고 싸워야 할 시기가 있다.

지금은 싸워야할 시기"라며 "앞으로 전투는 확대될 것이고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 하마스에 대한 추가 공격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일간 하레츠는 이날 밤 가자지구와의 접경지대에 이스라엘 군부대가 속속 집결하고 있다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작전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맞서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40여발의 로켓탄과 박격포탄을 발사해 이스라엘인 1명을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파우지 바룸 하마스 대변인은 가자지역의 라디오에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암살 공격을 피해 시리아에서 망명 활동 중인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칼리드 마샤알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시온주의 적에 대항해 제 3차 인티파다(봉기)를 전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탄 보복공격에 대비해 가자지구 접경지대로부터 반경 20㎞ 내의 지역에 비상령을 선포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시설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을 중재해온 이집트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전례 없는 대량 학살"이라며 맹비난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연합(EU)과 러시아, 프랑스는 폭력사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랍연맹은 내달 2일 카타르 도하에서 비상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과 관련한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6월 19일 이집트의 중재로 6개월 휴전 상태에 들어갔으나 하마스가 지난 18일 휴전 연장을 거부하고 이스라엘 영토 쪽으로 로켓탄을 잇달아 발사하면서 위기가 고조돼 왔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