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입학 여부가 사실상 최종 결정되는 26일 아침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하얀 입김을 토하며 서울 광진구 대원중에 속속 모여들었다.

입장 마감 시간인 오전 10시30분 6층 강당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어머니들은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다 학교 관계자들이 단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숨겼던 긴장을 드러냈다.

또래 아이들 수백명이 한자리에 모였으니 놀이나 장난에 열중하는 수험생도 있을 법했지만, 어린이들도 모두 굳은 표정으로 시선을 들지 않았다.

이날 국제중 일반과정 입학생 선발 3단계 과정인 공개추첨에 참석한 수험생들은 애초 예정됐던 264명보다 43명 많은 317명.
학교 측은 국제과정 응시자 일부가 기본소양이 지나치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40명이었던 정원을 22명으로 줄인 대신 일반과정 정원을 88명에서 116명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2단계 과정인 개별면접을 통과한 학생 수도 정원의 3배수인 264명에서 318명으로 늘어났지만 1명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317명으로 추첨이 진행된 것.
본격적인 추첨은 오전 11시20분께 이 학교 김일형 교장이 비공개 석상에서 경찰 입회하에 미리 준비해 놓은 `흰색', `녹색', `귤색' 등 3가지 색깔의 탁구공 중 하나를 고르면서 시작됐다.

이어 수험생들은 미리 받은 순번 표에 따라 한 명씩 단상에 올라 순서대로 3개 중 하나를 받았으며 모든 수험생이 공을 손에 쥐자 김 교장은 상자에 숨겨뒀던 귤색 공을 내보였다.

귤색 공을 지니고 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폴짝 뛰어올랐으며 곳곳에서 환성이 터졌지만, 흰색이나 녹색 공을 가진 수험생과 부모는 어깨를 늘어뜨린 채 한숨을 내뱉었다.

한편 32명을 뽑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입학생 선발 추첨은 이날 비공개로 따로 진행됐으며 국제과정은 추첨을 거치지 않았다.

이날 대원중과 마찬가지로 2단계 개별면접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인 강북구 영훈중은 오후 2시 현재 추첨 절차를 진행 중이다.

두 학교는 27일 최종 합격자 명단을 발표한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