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대통령, 카슈미르 특사 거론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부(副)보좌관과 제이콥 J. 루 전 백악관 예산국장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부 부장관에 23일 지명됐다.

이들 두 사람은 모두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인사다.

미 국무부는 통상 1명의 부장관만 둬 왔으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의 `강한 국무부' 만들기 움직임에 맞춰 증원된 셈이 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지명 사실을 전하면서 "우리가 만든 이 팀은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글로벌 도전들에 대응하는데 비길 데 없이 적합한 팀으로, 그들과 함께 앞으로 일을 해나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55세인 스타인버그는 대선 당시 오바마 캠프에서 외교안보의 핵심 보좌관 역할을 했으며, 당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물망에도 올랐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1996년 12월부터 2000년 8월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지낸 그는 앞으로 힐러리 장관 내정자가 이끌 국무부에서 외교정책을 총괄하면서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미군의 이라크 철군 시기를 정해야 한다고 일찍부터 주장해 왔고, 부시 행정부가 군사력과 경제력을 너무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루 부장관 지명자는 53세로 시티그룹 산하의 시티대안투자(CAI)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지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루 부장간 지명자는 위상이 강화된 국무부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경제적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두 부장관 지명자는 상원 인준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

이 밖에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의 비서실장과 패니메이의 부회장을 지낸 토머스 E. 도닐론이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에 지명됐다.

또 앤서니 블링컨 상원외교위 수석위원이 조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됐다.

한편 힐러리 장관 내정자가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대사, 데니스 로스 전 중동담당 특사, 마틴 인다이크 전 이스라엘 대사를 분쟁지역을 담당할 특사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특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AFP통신은 뉴욕타임스 등을 인용하면서 클린턴 전대통령이 핵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해묵은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담당 특사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