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휴식을 원한다면 태국의 크라비가 제격이다. 크라비는 푸껫 동쪽 바다 건너편에 있는 해변 휴양지.'육지의 고도(孤島)'라 불릴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어서 허니무너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투명한 바다와 그 바다를 품고 있는 기암절벽이 빚어내는 풍광이 둘만의 낭만을 더해주는 곳으로 손꼽힌다.

◆허니무너들의 고향

크라비의 얼굴은 그림 같은 해변.아오낭 비치가 그 중 으뜸이다. 크라비 중심에서 20㎞쯤 떨어져 있는 아오낭 비치는 드넓은 백사장에 가득한 평화로운 분위기가 만점이다. 아오낭 비치는 보잘 것 없는 작은 어촌마을이었는데 고급 리조트들이 들어서면서 태국 남부지역의 휴양 1번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이빙과 카약,정글 트레킹 등 다양한 레포츠 프로그램을 즐길 수도 있다.

아오낭 비치 남쪽의 프라난 비치도 빼놓을 수 없다. 크라비만의 독특한 지형을 보여주는 석회암지대와 동굴의 고향이다. 프라난 비치 앞 바다에는 닭이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해서 코 카이(치킨섬)라 이름 붙여진 섬이 있다. 크라비를 대표하는 관광 포인트로 이곳을 찾는 이들은 누구나 한 번은 들른다. 해변 여기저기 나체로 일광욕을 즐기는 유럽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이 해변에 최고급 라야바디 프리미어 리조트가 있다.

바이킹 동굴도 있다. 고급 중국요리의 하나인 제비집을 따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16세기 안다만해 일대에서 노략질을 일삼던 해적들이 본거지로 삼았던 곳이란 얘기도 전해진다. 동굴 보호를 위해 2001년부터 배를 정박시킬 수 없도록 하고 있다. 1년에 두 번 제비집을 채취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만 동굴을 연다고 한다.



◆팡아만 바다여행

크라비 여행길에 팡아만 투어를 빼놓을 수 없다. 팡아만은 바다 위에 떠 있는 150여개의 석회바위봉우리 풍경이 기막힌 곳.중국 구이린에 빗대 '바다의 구이린'이라고 불리는 베트남 하롱베이에 뒤지지 않는 바다 풍경을 자랑한다.

제임스 본드 섬이 유명하다. 007 시리즈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 나왔던 바위섬으로 잘 알려져 있다. 15명 정도 탈 수 있는 긴 배인 태국식 롱테일 보트를 타고 제임스 본드 섬으로 가다 보면 맹글로브 정글이 눈을 즐겁게 한다.

피피섬에도 들러야 한다. 피피섬은 섬의 모습이 알파벳 P자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섬.가장 큰 섬인 피피돈 등 6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새하얀 모래사장과 푸른 바닷물이 남국의 낙원이라는 소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피피섬 관광은 이 피피돈섬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방갈로 같은 저렴한 숙소도 있어 큰 부담 없이 하룻밤을 즐길 수 있다.

피피섬은 팡아만 바다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는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 포인트로도 유명하다. 스쿠버 다이빙은 해본 적이 없어도 겁먹을 필요가 없다. 전문 다이빙 강사에게서 교육을 받고 함께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안전하다. 피피돈 아래쪽의 피피레는 무인도.바위로만 이루어진 남성적인 섬으로 바이킹 동굴을 찾아갈 만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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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Tip

인천공항에서 태국 크라비로 향하는 직항편은 없다. 방콕에서 타이항공 국내선을 타고 들어간다. 인천~방콕은 6시간30분,방콕~크라비는 1시간20분 걸린다. 푸껫에서라면 크라비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통화단위는 바트.요즘 환율은 현금 매입 기준 1바트에 39원 선이다.

크라비에는 허니무너를 위한 고급 리조트가 많다. 라야바디 프리미어 리조트와 크라비 남쪽 란타야이섬에 있는 피말라이 리조트&스파가 유명하다. 이들 리조트에서는 무동력 해양레포츠를 무료로 즐기며 푹 쉴 수 있다. 태국정부관광청 (02)779-5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