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빅3가 구제금융을 받더라도 부품 공급업체들은 앞으로 몇달 동안 험한 파도를 헤쳐나가야 할 형편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10일 미국 자동자 부품 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파산할 수 있다면서 빅3는 물론 미국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 라인에 부품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 충격은 빅3 가운데 하나가 파산할 경우처럼 심각하고 광범위하지는 않겠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다.

다수의 부품 공급업체들이 재무적으로 취약하고 매출도 극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인 플랜트 앤드 모런의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피체랄드는 쓰나미는 아니더라도 높이 20피트의 파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헐적인 부품 부족이 발생, 빅3와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SM 월드와이드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제너럴 모터스(GM)의 북미 부품 공급선 가운데 58%가 아시아계 자동차 회사들에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라이슬러와 포드 자동차의 경우는 그 비율이 각각 59%와 65%였다.

도요타 자동차는 약 500개 업체로부터 필요한 부품을 구매하고 있다.

도요타 관계자는 리스크가 있는 거래 업체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생산이 지속될 수 있도록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부품 공급선이 빅3와 겹치는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자동차 회사들은 대체로 재무상태가 좋고, 주로 빅3와는 거래가 없거나 적은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충격에서 격리돼 있다고 보고 있다.

미시간주 로체스터 힐스에 자리잡고 있는 부품업체 듀라 오토모티브 시스템의 팀 룰리엣 CEO는 디트로이트의 빅3를 위한 구제금융이 부품업계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일시적 처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빅3가 장기적 재무 건전성이 보다 확실해기지 전까지는 금융기관들이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돈을 빌려주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었다.

자동차 회사들은 개별 부품을 단일 업체로부터 조달하곤 한다.

또한 납기를 생산시점에 가깝게 맞추고 있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놓지 않고 있다.

공급선을 전환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부품 공급이 마비되면 문제는 커질 수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크라이슬러가 부품업체인 플라스텍 엔지니어드 프로덕츠의 파산 보호 신헝으로 4개 생산 라인을 놀린 점을 상기시키면서 부품 업체의 파산이 속출한다면 빅3의 구조조정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 재무 자문회사인 스타우트 리시어스 로스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벤슨 이사는 다수의 부품 업체들이 손익분기점 이하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은행들이 자동차 관련 기업에는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소개했다.

그는 "연말 휴가기간을 맞게 되면 더 많은 파산 사태가 벌어지고 일부 기업들은 문을 닫고 말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