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64)이 올해 초 인수했던 아천세양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천세양건설(회장 김윤규)은 지난 1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돌아온 45억7376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현재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 중이다.아천세양건설은 김 회장 아들인 김진오씨(37)가 최대주주로 있는 코스닥 업체 샤인시스템이 지난 1월 극동유화그룹 소유였던 세양건설을 사들여 개명한 회사다.김 회장은 샤인시스템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김 회장은 아천세양건설 인수 이후 민간주택 사업과 대북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그는 지난 9월 첫 사업으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옛 신림극장 부지를 매입해 오피스텔 개발에 나섰다.전체 414실에 지상 26층 규모의 이 오피스텔은 분양 당시 평균 26.1대 1로 높은 청약률를 기록했지만 계약률은 기대에 못미쳐 현재도 40여가구가 남아있다.

김 회장은 부동산개발사업 외에도 △북한 인력의 중동진출을 위해 북한 건설업체인 평양건설,남강건설 등과의 합작회사 설립 △북한지역의 동해안 모래 채취 △개성공단 부근 물류기지건설 △대규모 외자유치를 통한 부산 민락·인천 영종도 일대 개발사업 추진 등 남·북한을 아우르는 사업계획을 잇따라 밝혀왔다.하지만 극심한 경기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부동산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부도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로써 김 회장의 화려한 재기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