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사의 경영 성적표는 기름값이 좌우한다(?)'
1일 손해보험업계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폭등과 폭락 양상을 오가며 춤을 춘 가운데 자동차보험사들의 손해율은 유가와 반대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은 수입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의 비율로,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보험사의 수익은 나빠진다.

국제유가가 뛰면 차보험사들의 경영 실적이 개선되고 유가가 떨어지면 보험사의 수익은 악화된 셈이다.

올해 1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배럴당 월 평균 가격이 92.99달러일 때 국내 전체 자동차보험사의 손해율은 71.5%에 달했다.

그러던 것이 이후 점차 유가가 뛰면서 보험사의 손해율이 하락해 유가가 133.91달러로 정점을 찍은 6월에 보험사의 손해율이 66.3%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가가 꼭대기에 달했던 때 보험사의 손해율은 바닥을 친 것이다.

월별로는 2월 95.43달러(유가)-69.2%(손해율), 3월 105.44달러-69.7%, 4월 112.64달러-69.7%, 5월 125.42달러-67.1%, 6월 133.91달러-66.3%, 7월 131.36달러-69.4%, 8월 116.60달러-69.4%, 9월 103.69달러-67.8%, 10월 76.62달러-69.7%였다.

유가 상승과 손해율 하락이 연동된 것은 기름값이 오르자 차량 운행을 줄인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차보험업계의 손해율이 60%대로 진입한 것은 2003년 3월(68.5%) 이후 5년 만이었다.

물론 올해 국제유가의 동향과 보험사 손해율의 움직임이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차보험사의 손해율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이 밖에도 자연 재해나 자동차보험료 조정, 휴가철 등의 계절적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유가의 하락 폭만큼 손해율이 치솟지 않은 것은 경기 침체로 새 차를 사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 관계자는 "신규 차량 증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차량 운행 대수가 예전 수준으로 급속히 늘어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손해율이 곧 70%를 다시 넘길 것 같지만 최근의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당분간 차보험료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