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폭증에 공장 풀가동…美·中 내수부양 반사효과

중전기(重電機)를 만드는 ㈜효성 중공업PG(사업부)와 전동차 제조업체인 현대로템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공장을 완전 가동해도 넘쳐나는 해외 수주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정도다.

경남 창원공단 내에선 두 회사 공장만이 감산 회오리의 '무풍지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두 회사 주력 제품은 사회간접자본(SOC) 설비에 들어가는 중전기와 철도차량.대부분 해외 수주물량이다. 미국과 중국 등 각국 정부가 내수부양을 위한 SOC 투자를 확대할수록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상 밖 전력설비 교체 특수

㈜효성 중공업PG는 미국 등 미주지역의 전력교체 수요가 늘면서 11월 말 현재 초고압변압기 등 중전기 수주물량이 올 연간 목표인 1조5000억원을 이미 돌파했다. 효성 중공업PG는 각국의 SOC 관련 수요가 늘고 있어 올해 총 수주액이 2조여원을 기록,목표를 30% 이상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수출호조 속에 매출과 영업이익도 수직상승,중공업PG는 ㈜효성의 새로운 '캐시카우' 사업부로 위상이 높아졌다.

중공업PG의 지난 3분기 누적매출액은 89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3% 늘어났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5% 늘어난 1014억원에 달하고 있다. 전력기기 전동기 등을 제조하는 중공업PG는 효성(3분기 누적매출 5조417억원) 내 매출비중은 17.8%이지만,영업이익 비중은 전체(2809억원)의 36.1%에 달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미국 등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40년 이상 노후화된 전력기기의 대규모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중국 인도 등의 신규 수요가 늘면서 예상 밖의 호황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효성 중공업PG는 앞으로 글로벌 수주물량이 더 늘 것으로 판단,중국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6년 인수한 중국의 난퉁우방변압기 부지에 연산 2만1500메가와트(㎿)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장도 준공했다.

해외 수주전략 주효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 현대로템 창원공장은 해외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

이상길 철도차량사업본부장(부사장)은 "연산 700량 규모인 창원공장의 생산라인을 완전 가동해도 납기일을 맞추기가 버거울 정도"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 과잉설비와 노사갈등 문제를 극복하고,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공격적 영업전략을 펴왔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국내외에서 1조원 규모에 달하는 6개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물꼬를 텄다. 이후 미국 보스턴의 통근열차(1억7000만달러 규모),지난달 초에는 터키에서 회사 창사 후 최대 물량인 전동차 440량(1조원 규모)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해외시장에서만 2조7000억원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철도차량 수주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37%에서 올해는 75%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했다.

손성태/장창민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