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로 집권 10년을 맞는 남미 좌파의 선봉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대통령의 임기제한을 철폐하는 헌법 개정 운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사실상 종신 집권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야당은 맹비난하고 있다.

차베스는 지난달 30일 TV 연설을 통해 "2021년까지 여러분과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사회 개혁을 방해하는 야당 주지사 및 시장들과 정부 지지자들에 대한 공격 등을 보면서 좀 더 대통령직을 해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1998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차베스는 2013년 임기가 끝나면 더 이상 대통령직에 출마할 수 없도록 현행 헌법에 규정돼 있다.

차베스는 이미 지난해 12월 대통령의 임기제한을 철폐하고 종신 집권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근소한 표차로 부결되면서 정치적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이어 지난달 2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선 수도 카라카스의 5개 주 주지사를 내주는 등 기존의 압도적인 지지가 흔들리며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차베스는 최근 군부와 지지자들에 대한 연설을 통해 "지난해 국민투표에서 졌을 때 그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여러분에게 말했지만 파시스트들의 위협이 명백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당시 (결과를 수용하지 말라던) 여러분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