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 벙커ㆍ러프에서도 버디 잡는 경우 많기 때문

['황제 캐디' 윌리엄스의 귀띔] 우즈 볼, 페어웨이 벗어나도 '그레이트 샷'으로 적는다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는 지난 여름 이후 고국 뉴질랜드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근 10년간 우즈의 백을 메고 있는 그가 팬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무엇일까. "우즈가 그렇게 많이 페어웨이를 놓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한다. 우즈는 올해 미국PGA투어에서 '드라이버샷 정확도'(페어웨이 적중률) 57.86%로 이 부문 169위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뉴질랜드신문 '더 도미니언 포스트'에 실은 글에서 "사실은 그게 아니다. 내 식대로 계산하면 65%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뭘까.

◆우즈 골프는 통계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드라이버샷 정확도는 파4,파5홀에서 티샷한 볼이 페어웨이에 떨어지는 확률을 뜻한다. 투어에서는 매일 두 홀을 정해 페어웨이에 안착한 볼만 적중한 것으로 계산한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우즈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볼을 페어웨이에 갖다놓지 못해도,페어웨이보다 더 좋은 위치에서 다음 샷을 하는 일이 흔하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대부분 코스는 곧바로 그린을 향해 드라이버샷을 날릴 수 있는 파4홀이 2∼3개는 있다. 그런 홀에서 우즈는 예외 없이 드라이버샷으로 그린을 노리고,상당수는 볼이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진다. 이 경우 윌리엄스는 '그레이트 샷'으로 적는다. 우즈가 벙커샷을 붙여 버디를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또 도그레그홀에서 코스를 가로질러 치는 수가 많은데,그러면 볼은 페어웨이를 조금 벗어나더라도 세컨드샷을 짧은 아이언으로 할 수 있는 위치에 떨어지곤 한다. 파5홀의 경우 손쉽게 2온을 노릴 수 있다. 이때도 윌리엄스는 '적중'으로 적지만,투어 측은 페어웨이를 벗어난 것으로 기록한다. 윌리엄스는 "이는 굿샷인데도 5㎝ 차이로 볼이 그린에 오르지 못할 경우 그린을 미스한 것으로 기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설명한다.

윌리엄스가 경기 중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부문은 '3퍼트 확률'이라고 한다. 우즈는 올해 이 수치가 2.5%로 이 부문 30위다. 100홀을 돌면 두세 홀에서 3퍼트를 한다는 얘기.한 대회로 따지면 나흘간 3퍼트를 불과 두 번 한다는 뜻이다. 윌리엄스는 "우즈가 72홀 동안 3퍼트를 하나도 하지 않는다면 우승확률은 90%에 달한다"고 말한다.


['황제 캐디' 윌리엄스의 귀띔] 우즈 볼, 페어웨이 벗어나도 '그레이트 샷'으로 적는다
◆톱랭커들은 페어웨이 적중에 신경 안쓴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톱10' 가운데 드라이버샷 정확도가 미PGA투어에서 랭킹 150위 안에 든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는 티샷이 단순히 페어웨이에 머물렀느냐 여부만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윌리엄스의 말처럼 볼이 페어웨이에 있지 않더라도 다음 샷을 더 쉽게 할 수 있다면 그만이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무작정 볼을 페어웨이에 떨구려고 하기보다는 세컨드 샷에 유리한 곳을 향해 티샷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염두에 둘 만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