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가 이번에는 IT 업체들의 주가를 흔들고 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 주가는 외국계 증권사의 적자 전망에 직격탄을 맞은 반면, 삼성전자는 '역사적 저점의 최고 재무기업'이란 호평에 상승세다.

26일 오전 9시 41분 현재 삼성전자는 4.43% 오른 47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3.64%, 2.70% 내림세다. 하이닉스는 1.88% 상승세다.

이날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LG전자가 4분기에 109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관련 손실이 이전 추정에서는 1500억원으로 예상됐지만, 이번에 4000억원으로 높아졌고 LG디스플레이로부터의 지분법평가손실도 143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LG전자의 휴대폰 판매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7%로 크게 낮추고, 내년 영업 마진 추정치도 12%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노무라증권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증권사는 "LG디스플레이가 10월과 11월 전월 대비 출하 증가세를 보였지만, 엄청난 재고조정을 가져올 최종 수요 둔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내년 상반기 상당한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BNP파리바가 최고의 재무구조를 가진 IT 업체이면서 주가는 역사적으로 가장 저평가됐다고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현금 포지션이 8조원에 이르고 채무는 1997년 미국 달러 표시로 발행한 본드 1억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메모리와 LCD 업체들 중 가장 적극적인 설비투자 계획을 갖고 있으면서도 안정적 현금흐름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으며, 10조원 이상의 현금흐름이 201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요 IT 제품에서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어 시장 회복 시 업청난 수혜를 볼 것이란 평가다.

한편 최근 GS건설과 현대차 등이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보고서로 인해 주가 급락을 겪은 바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