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 공모전에서 영예의 대상은 현대건설이 경기도 김포시에 선보인 '고촌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차지했다. 단지를 휘감아 도는 하천과 전원 풍광,이들을 짓누르지 않은 정갈한 건물 등이 잘 조화를 이룬 수작이란 호평을 받았다. 특히 기존 주택단지에서 찾아보기 힘든 색채 디자인에 친환경 건축물 최우수 등급을 받은 넉넉한 녹지공간,갤러리를 능가할 정도의 문화적 편의공간 구성도 돋보였다.

◆조형미+녹색공간의 깔끔한 어울림

고촌 힐스테이트는 우선 외관의 안정적 조형미가 두드러진다. 건축물의 첫 인상은 건물 용도에 관계없이 외형 디자인이 좌우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고촌 힐스테이트는 일단 시각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기존 판상형 외형 구조를 탈피, 사각♥오각형의 다면구조를 활용해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여기에 화려한 색상까지 더해 더욱 눈길을 끈다. 일단 기존 아파트에서 흔히 보여지는 성냥갑형 판상구조를 최대한 줄였다. 외부 조망을 한껏 끌어들이기 위해 정방형 다면구조를 활용됐다. 정방형 구조의 단순함을 해소하기 위해 단지의 문주(출입구 기둥)에 유럽식 문향을 담은 조각을 넣었다. 각 동 출입구는 힐스테이트 로고인 'H'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다양한 모양으로 꾸몄다.

◆무미♥건조 털어낸 색의 향연 ♥눈길♥

아파트 건물에 과감한 색상디자인을 도입했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국내 아파트의 경우 천편일률적으로 아이보리색 계열의 채색을 해왔다. 현대건설의 아파트 역시 지루할 정도로 단순 색상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프랑스 국립 예술대학 교수이자 세계적인 색채 디자이너인 '장 필립 랑클로'의 솜씨를 빌려서 빨간색,파란색 등의 원색을 대담하게 사용했다. 이 같은 ♥힐스테이트 통합 색채 디자인♥은 외관뿐아니라 단지 내 조경,지하 공간,커뮤니티센터,주차장 등의 공간에도 일관되게 적용했다. 이로써 단지 전체가 마치 수려한 꽃밭이 된 느낌이다. 화사하면서도 정갈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총 56개동의 건물로 구성된 대단지의 위압감과 단조로움을 깨끗이 지워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원풍광 담아낸 단지 내 조경

자연친화적인 단지조경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선 규모부터가 압권이다. 단지 내엔 5만3000㎡ 규모의 생태♥친화적 조경공간인 고촌 근린공원과 4만6000㎡ 규모의 천둥 근린공원을 조성했다. 전체가 9만9000㎡ 에 이르고,단지 내 녹지율이 무려 40%에 달한다. 정부로부터 '친환경인증 최우수등급'을 인정받기도 했다. 대형공원 외에 각 단지에는 중앙정원,자연형 실개천,수변시설,운동시설 등 아담한 생태조경 공간도 마련됐다.

이들 공간에는 자연을 옮겨온 듯한 실개천,아이들의 생태체험 활동이 가능한 목재 관찰 데크,바다를 연상시키는 제주도산 팽나무 군락지 등 일반 대공원을 능가하는 모양으로 세심하게 꾸몄다. 여기에 다양한 조형물과 미술품,시비(詩碑),그리스 건축양식의 야외무대 등을 곳곳에 넣어서 입주민을 배려한 점도 관심을 끈다.

거주자들을 위한 동별 공간구성과 편의시설도 관심 대상이다. 각 동에는 호텔 수준의 서비스 홀에 명상실,그림 등이 배치됐다. 마치 갤러리에 온 듯이 편안해지는 기분을 들게 한다. 단지 내 주택들은 8가지 평면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살 수 있도록 한 배려다. 단지 내 보행동선에서도 거주자들을 위한 편의성 고려가 눈에 띈다. 동마다 필로티(1층에 집을 배치하지 않고 기둥만으로 구성한 공간)를 둬서 언제든 눈♥비를 피해 산책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편 고촌 힐스테이트는 2605가구 규모의 대단지이고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인 홍콩의 LWK(엘더블유케이)사가 맡았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