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中ㆍ日 통화스와프 기대감으로 주가↑ 환율↓
거시경제.금융안정 워크숍 도쿄서 개최

한ㆍ중ㆍ일 통화스와프 협상이 800억달러 규모로 타결됐다는 소문이 26일 증권가 메신저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돌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하면서 장중 내내 강세를 지속한 끝에 46.46포인트(4.72%) 급등한 1029.78로 마감했다. 1500원대에서 고공비행하던 원ㆍ달러 환율도 24원20전 내린 1478원10전으로 마감,연이틀 하락하며 1400원대로 내려왔다.

온라인상 메시지는 이랬다. "달러 스와프계약 발표가 임박하였다고 합니다. 계약 금액은 800억달러."

그러나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나도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340억달러냐,800억달러냐

편의상 한ㆍ중ㆍ일 통화스와프 협상이라고 부르지만 3국 간 계약이 아니라 한ㆍ중,한ㆍ일 간 양자협상이다. 현재 한국은 일본과 130억달러,중국과 4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를 확대하는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3국 재무장관 회담에서는 통화스와프 규모를 확대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봤고,현재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이달 초 일본을 갔다온 데서 알 수 있듯 실무협상이 최소한 국장급 이상으로 진전돼 있다.

최대 쟁점은 스와프 규모를 얼마로 확대하느냐이다. 한국은 최대한 많이 하자는 입장이지만 중국과 일본은 그렇지 않아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금 분위기로는 증시 루머처럼 800억달러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기축통화국이자 전략적 동맹국인 미국조차 300억달러밖에 안 되는데 동맹관계도 아니고 약간의 경쟁의식까지 갖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그보다 더 많이 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기대라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등장하고 있는 또 다른 추측이 340억달러 설이다. 일본,중국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지금의 두 배로 각각 확대하는 시나리오다. 일각에서는 "이미 340억달러로 실무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재정부 관계자는 일단 부인했다. 한편 한ㆍ중ㆍ일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공동으로 창설키로 한 800억달러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기금'(일명 AMFㆍ아시아통화기금)을 추진하기 위해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발표 임박했나

"아무리 일러도 내달 13일이다. " 재정부 국제금융 라인에 포진한 관계자들의 답변이 정확히 일치한다. 내달 13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을 'D데이'로 하고 있지만 아직은 '기대'이자 '목표'일 뿐이라는 답변이다.

한 관계자는 "발표 시점으로 가장 빨리 상정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한ㆍ중ㆍ일정상회담 때 공동선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가 임박했다는 추측이 나오는 것은 한ㆍ중ㆍ일 거시경제ㆍ금융안정 워크숍이 26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됐다는 사실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워크숍 안건에는 통화스와프가 아예 들어가 있지 않다. 기왕 한자리에 모인 김에 물밑 협의가 있을 수도 있고,혹여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겠지만 그 경우에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진이 발표를 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